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극장가에도 가족의 의미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들이 잇따르고 있다. '말리와 나''레저베이션 로드''레볼루셔너리 로드' 등이 그런 영화들로,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가족의 의미를 조명해 미국에서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했다. 가족의 성장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어낸 한국 영화 '과속스캔들'이 대박을 거두면서 가족 영화는 한동안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말리와 나=존 그로건 기자 부부의 실화를 담아 미국에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린 코미디.신혼생활을 시작한 기자 부부가 '사고뭉치' 강아지 말리를 키우며 겪는 소동을 그렸다. 제니퍼 애니스톤과 오웬 윌슨이 기자 부부역을 맡아 세련된 코미디 연기를 선사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만든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의 신작.19일 개봉.

◆레볼루셔너리 로드=영화 '타이타닉'에서 '잭'과 '로즈'로 출연해 불멸의 커플로 기억되고 있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11년 만에 부부 역으로 등장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결혼 이후 서로를 변함없이 사랑하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그렸다. 윈슬렛은 최근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2일 열리는 올 아카데미상에선 의상상과 미술상,남우조연상(마이클 샤논)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아메리칸 뷰티'로 미국 중산층의 허상을 그려낸 윈슬렛의 실제 남편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했다. 19일 개봉.

◆레저베이션 로드=한 아버지가 뺑소니 교통사고로 어린 자식을 잃고 오열한다. 가해자는 또 다른 아들을 태우고 가던 아버지다. 그는 사고 당시 동승했던 아들이 충격을 받을까 도망가지만 죄책감으로 사고 현장을 배회한다. 마침내 두 아버지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죽음으로 인한 가족과의 이별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이라는 주제를 피해자와 가해자인 두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그려낸다. '아버지의 이름으로''호텔 르완다' 등으로 호평을 받은 테리 조지 감독 작품.상영 중.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