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익준 감독의 독립영화 '똥파리'가 세계적인 권위의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31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똥파리'는 이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에서 이란 영화 '소년과 바다'(람틴 라바피프), 터키 영화 '나쁜 로자리오'(마흐뭇 파질 코스쿤)와 공동으로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똥파리'는 독특한 상황을 날카로운 현실 감각으로 묘사한 영화로, 힘있는 연출과 연기가 돋보인다"며 "극단적으로 심각한 주제를 따뜻함과 유머를 통해 다뤘다는 점에 대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네덜란드에서 개최되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는 유럽의 선댄스 영화제라고 불릴 정도로 독립 영화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화제로, 1972년 처음 열린 이후 올해로 38회째를 맞고 있다.

한국 영화가 이 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수상한 것은 사상 3번째다.

1997년에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2003년에는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이 각각 수상한 바 있다.

양익준 감독은 타이거상 수상으로 1만5천 유로(약 2천700만원)를 상금으로 받았으며 '똥파리'를 네덜란드 공영방송 VPRO를 통해 상영할 수 있는 권리도 획득했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배우이기도 한 양익준의 첫 장편영화인 '똥파리'는 빌려간 돈을 대신 받아주는 일을 하는 나이 든 건달 상훈 앞에 여고생 연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양 감독은 직접 주연 배우를 맡아 연기하기도 했다.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영화펀드(AFC) 후반작업 지원작으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사진설명= 영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