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뭘 입어도 촌스러운 것 같아요.심각합니다.다음 작품에서는 다시 화려한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지난해 8월부터 줄곧 후줄근한 체육복 패션만 선보여서일까.

'신입사원', '봄의 왈츠' 등 출연작마다 세련된 패션 감각을 과시했던 배우 이소연(27)은 또다시 화려한 패션에 욕심을 냈다.

"그동안 항상 예쁜 옷을 입고 출연했지요.이번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는 자연스러운 패션입니다.캐릭터를 설명해주기에 알맞은 패션이라는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어요.그런데 8개월째 그런 옷을 입다 보니 이제는 화려한 역이 그리워졌어요."

배역이 학교 육상부 코치인 만큼 의상은 거의 체육복이다.

그것도 요즘 유행하는 날렵한 스타일의 체육복이 아니라 엉덩이 부분 등이 축 쳐진 '고전적 스타일'이다.

"요즘에는 잘 제작되지도 않는 스타일이죠. 이런 스타일의 체육복을 구하기가 어려워 초반에 입은 옷은 의상팀에서 따로 구해 주셨습니다.감독님께서 '체육복에 패션이 보이면 안된다'며 운동선수 이미지가 부각되는 체육복만 입으라고 말씀하셨지요."

극 중 의상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극중 이금 역은 이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까다로운 캐릭터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는 그는 여러 어려움을 속으로 삭이며 꿋꿋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인물이다.

특히 복잡한 가족 구성이 연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입양아 출신인 그는 양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이뤄진 새 가족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캐릭터가 예쁘다고만 생각했어요.그런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쉽지 않은 인물이에요.아픔을 속으로 꾹꾹 숨기며 겉으로는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인물이지요."

이야기 전개에도 극적인 부분이 많아 감정선을 잘 조절해야 한다.

친아버지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계약결혼을 하려다가 고경우(신성록 분)로부터 파혼당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고경우가 정식으로 구애하자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와중에 신성록과 촬영을 할 때는 키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

이소연은 신장이 169㎝로 큰 편이지만 굽이 없는 운동화를 신고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185㎝의 신성록과 함께 찍을 때는 디딤판에 올라서야 한다.

"이전 드라마에서 서도영, 다니엘 헤니 등 다른 키 큰 배우와 촬영할 때는 별문제가 없었어요.굽이 있는 신발을 신었기 때문이지요.이번에는 디딤판에 올라서서 촬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되는 등 힘든 면이 있습니다."

2003년 영화 '스캔들'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연기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받는 큰 상이었다.

"영화 '브라보 마이라이프'로 중국에서 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MBC의 경우 세 번째 드라마까지 신인상 받을 자격을 부여한다고 해요.이번이 '신입사원', '결혼합시다'에 이어 세 번째 드라마였습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중퇴한 상태다.

3학년까지 마쳤지만 연기 활동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학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2007년에 중퇴했지요.당시 휴학기간을 다 써버린 상황에서 영화 '복면달호' 촬영 스케줄이 잡혔습니다.어쩔 수 없이 중퇴하게 됐는데 기회가 된다면 학업을 꼭 마치고 싶어요."

그러면서 그는 "드라마에서는 아직 사극 연기를 해 보지 못했다"며 "사극 이미지가 나랑 잘 맞는 것 같다.사극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