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들이 KBS 2TV 토크쇼 '박중훈쇼-대한민국 일요일밤'에 출연해 국회 파행과 폭력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KBS는 9일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오늘 녹화에서 폭력사태 뒤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의 원내대표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으며 한나라당 내부의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서는 "기분이 나쁘고 일을 하기 싫은 생각도 들지만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합의한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 원 원내대표는 "물리력을 동원하고 장기간 농성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 죄송하다"고 말했으며, 권 원내대표는 "앞으로는 폭력을 중단하고 소처럼 열심히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녹화에서 세 사람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 어색한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으나 자신들의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웃음꽃을 피웠으며 어깨동무를 하고 '목로주점'을 부르고 팔씨름을 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연출자인 서용하 PD는 "토크쇼였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녹화를 시작했는데 세 원내대표가 각 당의 입장을 설명하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며 "그러나 국회라는 전쟁터에서 적장인 서로에 대한 예우와 협상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첨예했지만 팔씨름 대결과 노래 등을 통해 분위기가 풀어졌고 상대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하면서 서로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기도 했다"며 "서로에게 앙금이 남아있다기보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갈등이 봉합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은 11일 방송에 소개되며 이날 함께 방송될 것으로 알려졌던 안성기 편은 한 주 뒤인 18일 방송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