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PD協, 배우 드라마 회당 출연료 상세 공개

최근 배우의 고액 출연료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한국TV드라마PD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스타들의 드라마 출연료가 이례적으로 적나라하게 공개돼 화제다.

김진웅 선문대 교수는 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TV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정상화' 세미나에서 'TV 드라마 위기, 원인과 대안 모색'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지난해와 올해의 스타급 연기자의 출연료를 자세하게 밝혔다.

그가 드라마PD협회 내부자료를 인용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작 '태왕사신기'에 출연한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가 2억5천만 원인 것으로 추정돼 가장 몸값이 높은 배우로 꼽혔다.

배용준은 출연료를 정하지 않은 채 그의 소속사와 드라마 제작사가 드라마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계약했기 때문에 정확한 출연료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배용준의 이 출연료는 지난 7월 배우 박신양이 SBS TV 드라마 '쩐의 전쟁'의 제작사를 상대로 출연료 미지급분을 달라는 소송을 내면서 밝혀진 번외편 1회당 출연료 1억5천500만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김진웅 교수의 발제문에 따르면 배용준 이외에 현재 방영 중인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이 회당 7천만 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못된 사랑'의 권상우, '바람의 화원'의 박신양', '에어시티'의 이정재가 나란히 회당 5천만 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몽'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송일국은 '바람의 나라'에서 회당 4천만 원의 출연료를 받았고, '히트'의 고현정과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가 나란히 3천5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손예진은 '스포트라이트'에서 3천만 원 가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인 연기자 중에서는 '누구세요'의 윤계상이 회당 1천800만 원을 받아 2천만 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과시했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장근석이 1천200만 원을 받았고 '대한민국 변호사'의 이수경, '연애결혼'의 김지훈, '유리의 성'의 이진욱, '내사랑 금지옥엽'의 지현우가 회당 1천만 원의 출연료를 받았다.

이어 '누구세요'에서 주연을 맡은 고아라의 회당 출연료가 950만 원으로 1천만 원에 육박했다.

'내 여자'의 고주원, '달콤한 인생'의 이동욱, '태양의 여자'의 이하나 등의 회당 출연료는 800만 원.
스타들의 출연료가 이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상세하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등이 최근 스타들의 고액 출연료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날 자료는 주최 측인 TV드라마PD협회가 작심하고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세미나에서 또다른 발제자로 나선 하윤금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국정감사 자료와 신문기사를 인용해 2001년부터 최근까지 스타들의 몸값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01년 최고 수준의 회당 출연료는 '여인천하'의 강수연이 받은 400만~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2002년 '별을 쏘다'의 전도연, '장희빈'의 김혜수의 출연료가 600만~700만 원으로 올랐고, '대장금'의 이영애는 회당 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5년 전도연이 '프라하의 연인'에서 1천500만 원의 출연료를 받은 후 배우들의 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해 김희선과 권상우는 '슬픈 연가'에서 회당 2천만 원을 받았고, 이듬해 고현정과 손예진은 각각 '여우야 뭐하니'와 '연애시대'에서 2천500만 원의 출연료를 받았다.

지난해 박신양은 '쩐의 전쟁'에서 회당 4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서진은 '이산'에서 2천400만 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지매'에 출연한 이준기의 회당 출연료는 2천500만 원.
또 최근 화제를 모은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의 회당 몸값은 2천500만 원이었다.

차태현은 '종합병원2'에서 회당 2천만 원을, 최지우는 '스타의 연인'에서 4천800만 원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