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박은석 부장검사)는 14일 낮 12시40분께 정 전 사장을 귀가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사장이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종전 입장에 별 다른 변화가 없어 조사가 순조롭지 못했지만 일단 오늘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단 정 전 사장을 다음 주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조사 상황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흘간의 조사를 통해 세 차례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 뒤 서명날인을 받았고,이 과정에서 특별한 거부감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은 대검찰청 회계분석팀에 의뢰한 배임액 산정 결과를 바탕으로 정 전 사장이 KBS에 189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사실상 확정했으며 기소 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KBS 이사회는 이날 정연주 전 사장의 후임 사장 공모를 개시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KBS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KBS 이사회는 이날 KBS 홈페이지를 통해 후임 사장 공모 절차를 공개하고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신청자 접수에 들어갔다. 새 사장의 임기는 전임 사장 잔여 임기인 2009년 11월23일까지다.

유재혁/이해성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