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재결합해 10.5집 발표

"2005년 8월 해체 후 모두 순환 버스를 탄거죠. 잠시 한 명씩 버스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고 제자리로 돌아온 겁니다."(멤버들)

2005년 해체 선언 후 3년 만에 재결합 한 혼성그룹 쿨(이재훈, 김성수, 유리)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었다.

무조건 신나는 '쿨 표' 노래도, 장난기 뚝뚝 떨어지는 멤버들의 입담도 녹슬지 않았다.

23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인터뷰를 가진 쿨은 재결합 배경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올 봄 KBS 2TV '해피선데이' 코너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는데 우리 노래를 듣고 옛날 감정이 섞이면서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우리 목소리가 어울릴 때 힘을 내는구나'라고 느꼈죠. 5월께 셋이 포장마차에서 뭉쳤는데 '셋이 있을 때 쿨은 가장 빛난다'는 결론에 '화이팅' 하기로 했어요."(이재훈)

각자 떨어져 있으며 서로의 소중함을 알게 됐고, 다시 만나니 그 마음이 더욱 애틋하고, 사이는 훨씬 돈독해졌다고 한다.

유리는 "사실 쿨이 너무 잘 생긴 그룹도 아니고, 노래를 너무 잘하는 그룹도 아니지만 셋이 뭉쳤을 때 강한 시너지효과를 냈다"며 "혼자가 되니 평범해져 각자는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24일 발매한 10.5집 '쿨 리턴스(Return's)'는 무려 22번째 음반.

쿨은 1994년 데뷔해 히트곡 '해변의 여인', '점포 맘보', '해석남녀', '슬퍼지려 하기 전에' 등 인기곡을 발표하며 지금껏 800만 장을 훌쩍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재훈은 "노래방에 수록된 쿨 노래가 140곡이 넘어 나훈아 선배님에 이어 2위라고 하더라"며 "이번 음반이 22번째여서 우리도 놀랐다"고 웃었다. 3년 전 왜 결별 수순을 밟았는지도 들을 수 있었다. 헤어짐의 기간이 더 길어졌다면 재결합은 더욱 힘들었을 것이고, 설령 다시 만나도 팬들이 등 돌린 이후일 수 있으니 적절한 시점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성수는 "부부간에도 권태기가 온다"고, 유리는 "사이가 안 좋았다기보다 각자 마음이 딴데 있고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재훈은 "가장 걱정되는 게 '돈 떨어져서 뭉쳤구나'라는 얘기"라며 "물론 수입은 예전에 많이 벌 때보다 줄어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돈이 궁하지도 않고, 우리가 '도토리'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들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시 뭉쳐 녹음하는 과정은 노래보다 웃느라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배꼽이 찢어질 정도로 즐거웠어요. 매일 너무 웃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죠. 신기한 게 나이가 들었는데 오빠들, 저 모두 행동하는 것은 10년 전과 똑같아요. 웃을 때 주름살이 늘어난 것 빼고 옛날 그대로예요."(유리)

타이틀곡은 윤일상이 작곡한 '사랑을 원해'. 폴카 리듬을 기반으로 빅밴드의 사운드에 진솔한 사랑이야기를 풀어냈다.

쿨만의 익살스러움도 살아있다.

이밖에도 레게사운드의 '첫사랑', 박해운이 작곡한 '서울구경' 등이 실려있다.

멤버들은 지금껏 단독 콘서트는 단 한차례 밖에 하지 못했다며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쿨 공연을 브랜드화할 계획도 있다.

"이번에 뭉치면서 못했던 콘서트를 많이 하자고 얘기했어요. 무대를 통해 대중에게 우리의 사랑을 돌려줘야죠. 혼자면 부담되겠지마 셋이 뭉치니까 용감해져요. 제 아내도 재결합을 무척 반기고요. 전 컴백과 함께 술도 끊고 등산도 하면서 건강관리에 신경쓰게 됐어요. 나이도 있으니까…. 하하."(김성수)

쿨은 8월1일 KBS 2TV '생방송 뮤직뱅크'를 통해 컴백 무대를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