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한국의 공연을 예술에서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의전당에 올라가는 공연들의 질적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

14일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 신홍순 전 LG패션 사장(67·사진)은 "예술의전당 운영에 기업경영 마인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이라면서 "문화강국을 이끄는 주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예술의전당을 맡게 된 것에 대해서 "이팔성 전 서울시향 사장이 다양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것처럼 좋은 공연을 위한 '펀딩'을 잘하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서울시향이 놀랄 만한 발전을 하고 있고 나도 그 때문에 서울시향의 열렬한 팬이 됐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1966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해 30여년간 LG에서 일했다. LG패션 이사를 거쳐 LG패션 사장으로 일할 당시 미술작품 전시,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문화 마케팅'을 펼쳤다. 예술을 좋아하고 문화계에 두터운 인맥을 쌓아온 경영인이라는 신 사장의 이력이 '문화예술적 감각과 경영 노하우를 모두 가진 인물'을 찾으려는 정부의 의도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패션 기업의 대표로서 '베스트드레서'에 선정되기도 한 신 사장은 1995년 'LG 상사 반도패션'이 'LG 패션'으로 이름이 바뀔 때 기업 이미지 홍보를 위해 직접 광고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클래식 애호가라는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예술의전당의 역할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라고 잘라말했다.

"예술의전당은 복합 문화 공간이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조화롭게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면 순수예술이든 대중예술이든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