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미니음반 내고 타이틀곡 '개과천선' 활동

박진영의 JYP 사단을 통해 데뷔한 남성 듀오 원투(오창훈 32, 송호범 31)는 음반을 낼 때마다 운이 썩 좋지 않았다.

2003년 박진영이 전곡을 작사ㆍ작곡하고 비와 god, 박진영이 뮤직비디오에 참여해 공들여 1집을 완성했지만 매니저가 세 번이나 바뀌며 타이틀곡 '자~엉덩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2년 후에는 MC몽이 있던 소속사로 옮겨 2집을 냈지만 첫 방송부터 삐그덕거렸다.

방송 한 주 전 MBC TV '음악캠프'에서 밴드 카우치가 노출 사고를 일으켜 방송이 잠정 중단됐기 때문.
그래도 꿋꿋이 2집 타이틀곡 '쿵짝'으로 활동하며 각종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던 당시 소속사가 팬텀엔터테인먼트로 합병돼 다시 한번 이적을 경험했다.

옮긴 소속사에서는 MC몽, 양파, 리즈 등의 음반이 차례로 출시됐고 다시 3년의 공백기를 맞았다.

원투는 3년 만인 최근 발표한 미니음반을 만들며 '이번이 아니면 끝'이라고 각오했다.

그 사이 송호범은 결혼하고 아빠가 돼 책임감도 커졌다.

작곡가 윤일상을 찾아가 댄스곡인 타이틀곡 '개과천선'을 얻었고 음악사이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속사 변화, 매니저 교체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에요. 몇 년에 걸쳐 음반을 내도 계속 일이 생기더라고요. 윤일상 형을 만나며 용기를 얻었어요."(오창훈)

"윤일상 형은 1996년 내가 몸담은 그룹 스크림 시절, '천사의 질투'라는 노래 때 함께 작업했습니다. 이후 소식만 전해듣다 이번에 찾아가서 같이 작업하자고 요청했더니 선뜻 손을 잡아줬어요"(송호범)

미니음반에는 이민수가 작곡하고 MC몽이 작사한 '롤러코스터', 박해운이 작곡하고 김창렬이 피처링한 '마니아',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서인영 피처링의 '못된 여자'가 수록됐다.

두 사람은 자신들은 힙합 듀오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멤버 구성이 같은 지누션, 클론과 비교하자면 클론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랩을 하지만 신나는 대중 가요를 부르는 팀입니다. 클론에 가까우면서도 보컬도 가능한 팀을 만들자는 게 결성 의도였어요. "(오창훈)

윤일상은 이들에게 "어려운 음악을 추구하지마라.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가장 원투답다"고 조언했고, 이들의 요구대로 다섯번이나 곡을 수정해 원투 스타일에 꼭 맞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1집의 '자~엉덩이'는 따라부르기 어려웠고, 2집의 '쿵짝'도 엇박자로 진행돼 대중이 소화하기 힘들었지만 이번 '개과천선'은 사자성어로 된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대중적인 곡이다.

원더걸스의 '텔 미(Tell Me)'가 전국민 사이에서 재미있는 놀이처럼 불렸듯이 1990년대 대중 음악을 그리워하는 20~30대, 이런 곡을 신선하게 느낄 10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노래다.

"1, 2집 때는 박진영, 김건우 형이 입혀준 옷을 입었어요. 이번 음반은 우리가 직접 옷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옷감은 윤일상 형이 만들어줬지만 마음에 드는 옷이 나올 때까지 프로듀싱한 것은 우리거든요. 우리 힘으로 가고 싶은 길을 찾아갔다는 느낌입니다. "(송호범)

연예계 인맥이 넓고 쾌활한 두 멤버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라는 말에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자신있게 내놓은 이번 음반, 안되면 우리 각자 솔로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