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음반 발매 등 프로젝트 성격 강해

룰라, 영턱스클럽, 쿨 등 1990년대 대중음악의 르네상스를 이끈 인기 그룹들이 속속 재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음악시장에서 아이돌 그룹이 대세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고, 개별 활동으로 크게 빛을 보지 못한 멤버들이 재결합하면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들은 아직은 본격적으로 재결성해 꾸준히 팀 활동을 하기보다는 새 음반을 발매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위해 뭉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1990년대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지도 모르겠다.

1993년 결성해 1994년 1집 '100일째 만남'으로 데뷔한 혼성그룹 룰라는 '날개 잃은 천사', '천상유애', '3!4!' 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1집에 참여한 신정환이 군복무로 탈퇴했고 현재 멤버는 이상민, 고영욱, 김지현, 채리나.

2001년 8집을 끝으로 해체했다.

지난해 12월 컨츄리꼬꼬의 10주년 공연 게스트로 나선 룰라의 리더 이상민은 "2008년 결성 15주년을 맞아 기념 음반을 출시하고 전국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며 재결합 움직임을 공개했다.

고영욱도 최근 방송에서 "룰라의 15주년 기념 음반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재결성까지는 아니더라도 7~8월께 헌정&기념 음반을 출시한다"며 음반에 참여할 후배 가수들의 이름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턱스클럽은 4년 만에 다시 뭉쳐 8집 '슬랩 샷(Slap Shot)'을 이달 발표했다.

이들은 1996년 1집 타이틀곡 '정'으로 데뷔해 '타인', '아시나요'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2002년 6집까지 프로 스노보드 선수로 변신한 송진아가 함께 했고 2004년 7집부터 지금의 4인조로 체제를 정비했다.

음반제작사인 내가네트워크 관계자는 "현재 각 멤버들은 소속사도 없고 인터넷 쇼핑몰사업,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등 각자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며 "방송 활동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지만 쉽지만은 않다.

팬들이 한 명이라도 남아있다면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음반을 냈다"고 말했다.

2005년 8월 해체 기자회견을 가졌던 쿨도 재결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94년 4인조 혼성팀으로 출발한 쿨은 1995년 2집부터 최준명, 유채영이 빠지고 유리가 여성 보컬로 투입되면서 3인조 라인업을 구축, 히트곡 '해변의 여인', '점포 맘보', '해석남녀', '슬퍼지려 하기 전에' 등 인기곡을 발표했다.

해체 후 이재훈은 솔로가수, 김성수는 방송인, 유리는 채리나와 듀엣으로 활동했다.

재결합 여부에 대해 한 관계자는 "세 멤버가 재결합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르면 8월 베이징올림픽 전 음반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소속사가 달라 예전과 같은 지속적인 활동은 어려울 것 같다.

의견을 조율 중이다"고 말했다.

재결합 기미를 보이다가 제자리걸음 상태인 팀들도 있다.

1998년 1집 '오! 해피'로 데뷔한 남성듀오 컨츄리꼬꼬는 2002년 팀을 해체했지만 탁재훈, 신정환은 현재 방송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결성 10주년 공연으로 관객의 호응을 얻었고 전국투어를 계획했다.

그러나 이승환이 무대를 도용했다며 소송을 걸자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수년째 재결합 얘기가 흘러나왔던 3인조 남성그룹 R.ef는 최근 KBS 2TV '해피선데이'의 코너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재결합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멤버 성대현은 측근을 통해 "오래 얘기했지만 당분간 재결합은 어려울 것 같다.

난 일단 방송을 재개하며 홀로 활동할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2001년 데뷔한 남성듀오 브라운아이즈도 2003년 초 해체 이후 5년 여 만에 불화설을 딛고 재결합했다.

19일 엠넷미디어를 통해 3집을 발표하지만 현재 나얼이 군복무 중이어서 방송 활동 대신 뮤직비디오로 홍보한다.

벌써부터 음악 팬들의 기대가 대단하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 가요 제작자는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하며 인기를 끌었던 팀이지만 뿔뿔이 흩어진 후 그룹 때의 인기를 누리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며 "그래서 다시 의기투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각자 다른 소속사를 찾거나 연예계를 잠시 떠난 멤버들이 많아 다시 뭉쳐 음반을 내더라도 지속적인 활동은 어려울 것"이라며 "음반을 낸 후 반응이 예전같지 않으면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