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스타일의 '텔 미'로 디지털 음악시장 장악

박진영은 1970년대 디스코를 접목해 90년대에 레트로(복고)풍 노래인 '그녀는 예뻤다'를 선보였다.

80년대가 '재미있고 즐거운' 시대라고 생각한 그는 80년대 스타일의 '텔 미(Tell Me)'를 2000년대에 내놨다.

그가 키워낸 여성그룹 원더걸스(선예ㆍ선미ㆍ소희ㆍ예은ㆍ유빈)가 부른 이 곡은 '텔 미 텔 미 테테테테테 텔 미~'란 후렴구의 강한 중독성 덕에 디지털 음악시장을 장악했다.

음악에 맞춰 댄스, 의상 모두 80년대 일색이다.

원더우먼이 팔찌로 총탄을 막는 동작에서 나온 '팔찌춤', 디스코 동작을 응용한 '패션춤' 등의 안무는 촌스러움을 막강 무기로 한다.

멤버들은 '뽀글이' 퍼머, 큰 귀고리, 원색 팔찌, 망사 장갑에 레이어드 룩(겹쳐입기)으로 마무리했다.

튀는 마네킹 같다.

중3 둘(소희ㆍ선미), 고3 둘(선예ㆍ예은), 대학교 1학년(유빈) 한 명으로 구성된 원더걸스가 이해한 80년대는 어떨까.

"고모, 어머니 사진을 보면 '뽀글이' 퍼머, 짙은 입술색, 눈의 아래위에 진한 아이라이너에 의상도 무척 화려했더라고요.

80년대 영상 자료도 찾아봤죠. 접하지 못한 것이어서 놀랍고 신기했어요.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예은)

"김완선 선배님의 '리듬 속에 그 춤을' 영상을 봤는데 제가 추던 춤과 느낌이 완전히 달랐어요.

우리 춤에서 웨이브를 크게 두 번하는 부분이 있는데 섹시한 느낌이 아니라 온몸으로 크게 움직여야 해요.

하하."(선예)

소희는 초등학교 6학년, 선미는 중학교 1학년 때 JYP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에 발탁됐고, 선예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박진영이 진행한 SBS TV '초특급 일요일 만세'의 '영재 육성 프로젝트 99%의 도전'에서 선발된 인재다.

예은은 원더걸스 데뷔 한 달 전 JYP엔터테인먼트와 포털사이트 다음이 함께 한 UCC 오디션에서 선발됐고 유빈은 원년 멤버 현아가 빠진 자리를 메웠다.

10대 멤버가 넷인 만큼 이들은 수업, 시험 등 학교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유빈을 제외하고 중고생 멤버들은 오전 수업을 받은 뒤 조퇴 처리를 하고 활동에 임한다.

진한 핑크빛 매니큐어, 화장을 지우고 등교하는 것은 물론이다.

소녀시대와 데뷔 시기가 비슷하고 10대란 점에서 곧잘 비교가 된다.

"소녀시대와 같은 10대로 함께 여성그룹의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어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선예)

"소녀시대는 10대의 청순함, 우린 80년대 복고풍으로 무장해 화려하고 촌스럽죠. 하하."(예은)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단독 쇼케이스를 개최한 이들은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일본ㆍ중국ㆍ태국 등지 프로모션을 차근차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음악채널 MTV에서 방송한 '원더걸스 시즌 1, 2'에 이어 시즌 3를 MTV 본사와 손잡고 미국 뉴욕에서 촬영할 계획이다.

"어쩌면 푸시캣 돌즈에게 춤과 노래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어요.

완전 기대하고 있어요."(멤버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