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첫방송 SBS '심리극장 천인야화' MC 맡아

"편안한 MC가 되고 싶어요.푼수 같으면서도 어리숙한 면도 있는 편안한 진행자 말이죠. 그래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하게 만드는 MC가 되고 싶어요."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잇단 히트로 그야말로 '거침없이' 주가 상승 중인 배우 박해미(43)가 여세를 몰아 MC로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29일 첫방송하는 SBS 심리 상담 프로그램 '심리극장 천인야화'의 MC를 맡은 박해미는 27일 오후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왜 날 발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쇼의 진행을 맡고 싶은 욕심이 강했다"며 웃었다.

'심리극장 천인야화'는 인간관계의 갈등과 부적응, 이상행동의 이면을 추적해 심리학적 원인을 밝혀내고 치유책을 고민하는 프로그램. 일반인 출연자들이 가면을 쓰고 나와 고민을 털어놓는 형식으로 박해미와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진행을 맡는다.

"사실 너무 쉽게 생각했어요. 첫회 녹화를 뜨고 괜히 맡았다는 생각도 들고 너무 걱정이 됩니다.첫방송이 나가면 욕을 먹겠다고 각오하고 있어요. 일반인이 출연하는 토크쇼 형식이라는 말에 덜컥 MC를 맡았는데 첫 녹화를 해보니 제가 프로그램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일대일 대화는 자신 있는데 이렇게 여러 사람을 상대로 그들의 고민을 들어줘야하고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드네요.

무슨 일을 하든 확신을 갖고 덤비는데 이번에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한바탕 엄살을 늘어놓은 박해미는 그러나 이내 "처음에는 미숙함에 욕을 먹겠지만 가면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 프로그램이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차게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이 프로그램은 시청함으로써 자신의 고민을 자가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줍지 않은 드라마보다는 나을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박해미는 이에 앞서 이미 4월부터 라이프스타일 채널 올'리브(O'live)에서 정보성 프로그램 '판도라의 상자' 진행을 맡고 있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큐시트에 맞춰 단순히 프로그램 내용을 소개하는 역할이라면 '심리극장 천인야화'에서는 출연자들의 고민에 동참하고 이야기를 끌어가야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진정한 의미의 진행자가 된 것.

"엔터테인먼트에는 장르가 없다고 생각해요.제가 MC를 맡는다고 남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영역은 다 같다고 생각해요.

가수가 가수만 하라는 법이 어디 있나요.능력이 있고 취향과 궁합이 맞으면 뭐든 할 수 있는 게 엔터테이너가 아닐까요.전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도전합니다."

그는 MC에 대해 "나이 계산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매력"이라며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연기자는 옆으로 밀려나게 되지만 MC는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얼마든지 능력에 따라 주체적인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제가 토크쇼 진행을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동안 살면서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고 경험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들을 거치면서 전 '사람은 다 같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그래서 나이와 상관없이 어떤 사람이든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현재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싹퉁 바가지 며느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박해미가 일반인들의 고민 상담사로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