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재입대를 회피하기 위한 행정소송 및 그 어떠한 법적 대응도 하지 않겠다. 비록 잘못인지 모르고 지내온 일이지만, 국가와 법이 인정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면 그 뜻에 따르겠다"

병역특례업체에서 부실근무한 혐의가 드러난 가수 싸이가 18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조사와 병무청의 처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싸이는 미리 준비해 온 A4 용지 2장 분량의 입장발표문을 읽어 내려가면서 "언론의 보도와 검찰의 조사가 진행된 지금 '처음부터 현역으로 갔다 올 걸'이라는 후회가 든다"며 답답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일과 시간에만 일을 하고 나면 퇴근 후에는 각자의 일이 허용된다는 병역특례제도를 알게 됐고, 무대 위에 서는 가수로서 음악을 계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기간이 1년 더 길더라도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기능사 2급 자격증은 '전문가들의 보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3년간의 근무를 무사히 마친 것은 저에게 학교 졸업장만큼이나 충분히 기뻐할 일이었다"고 했다.

부실 근무 의혹에 대해서는 "근무하는 3년 동안 퇴근 후에는 부분적으로 음악활동을 병행했지만, 이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 "아무도 저를 제지하지 않았고, 아무도 제게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검찰의 조사와 언론의 보도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아 이런 지적을 그 당시에 받았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다"며 "이미 소집해제를 명받고 예비군 2년차에 접어든 저였기에 처음에는 수긍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자리에서 그는 아내의 출산 소식도 전했다.(싸이 결혼 2006년 10월14일)

"10월이면 쌍둥이의 아빠가 된다. 현재의 상황에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 그동안 나의 음악을 사랑해주시고 저와 함께 땀 흘리며 노래 불러주셨던 많은 분들 앞에서 당당한 싸이의 모습으로 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싸이는 복무기간 연장이나 산업기능요원 취소처분 이후 재입대 판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병역특례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동부지검이 싸이에 대해 형사입건은 하지 않았지만, 부실근무 등 병역법 위반 사실을 병무청에 통보하고 행정처분을 의뢰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