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노포즈'서 이영자ㆍ조갑경과 호흡
배우, 연출, 강의…1인6역


17년 경력의 뮤지컬계의 간판 여배우 전수경(40)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얼마 전 영화 '최강 로맨스'에 출연해 무대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이더니 이번에는 뮤지컬 연출가로 데뷔한다.

그의 첫 연출작은 뮤지컬 '메노포즈'. 이미 두 차례 출연했던 이 작품에서 그는 연출 뿐 아니라 주연배우까지 맡아 1인2역을 하게 된다.

"17년간 무대에 서면서, 또 학교에서 연기를 가르치면서 나도 연출에 소질이 없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을 해왔어요.

주변 분들의 권유도 있었고요.

특히 '메노포즈'는 2005년 초연 때부터 줄곧 참여했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죠.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인데다 '저의 전공'인 코미디여서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연출과 출연을 동시에 맡은 것은 처음이지만 너무 욕심내지 않고 즐기면서 하면 해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작품, 억지스럽지 않은 웃음을 끌어내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메노포즈'는 폐경기를 맞은 40~50대 중년 여성들의 고민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린 뮤지컬이다.

백화점 세일 매장에서 우연히 만난 네 명의 중년 여인이 공통된 고민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간다는 내용. 온리 유(Only you), YMCA 등 귀에 익숙한 60~80년대 팝송 멜로디가 중년 관객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세번째 무대인 이번 공연에는 지난해 이 작품에 참여했던 개그우먼 이영자가 다시 무대에 올라 전수경과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뮤지컬 '넌센스 크래커'에 출연했던 가수 조갑경이 합류한다.

"이영자 씨와는 1998년도 뮤지컬 '라이프'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작은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줘 무대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이영자 씨를 비롯 대부분 배우들이 이미 이 작품을 함께 했던 분들이라 융화가 잘 될 거예요."

한 뮤지컬에서 배우와 연출을 동시에 맡은 전수경은 현재 영화도 찍고 있다.

그것도 두 작품이나.

여기에 대학 강의까지 나가고 있으니 정말 '슈퍼 우먼'이 따로 없다.

그는 "올해 초 개봉된 영화 '최강 로맨스'에 탄력을 받아서 '싸움'과 '묘도 야화' 두 작품을 한꺼번에 찍고 있다"며 "여기에 뮤지컬을 연출하고 출연하면서 학교 강의도 나가고 아이까지 키워야 하니 1인6역을 하는 셈"이라며 웃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거 즐겁잖아요.

일단 연출을 시작했으니까 자신감이 생기면 계속 하고 싶어요.

이제 막 맛을 본 영화도 너무 재미있고요.

언젠가는 오프라 윈프리처럼 토크쇼 진행도 해보고 싶네요."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