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데뷔작인 만큼 신인이란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다. 지금은 한 걸음씩 차근차근 단계를 밟는다는 생각이다"

가수 비가 16일 세계적인 영화 '매트릭스'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에 출연키로 확정됐음이 국내에 알려지자 측근을 통해 펜들에게 이같은 각오를 전해왔다.

비의 할리우드 진출은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출연제의 등으로 예측돼 온 것이기는 하지만 비 측이 "지난4월 비가 직접 베를린을 방문해 워쇼스키 남매 감독을 대면했다" 고 밝힘으로써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워쇼스키 남매는 비에게 사전 제작된 자료들을 보여줬고 비는 그 독창성과 뛰어난 기술력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계에 또 하나의 경사가 터진 순간이었다. 박중훈과 전지현에 이어 세번째 할리우드에 입성케 됐다.

비는 오는 3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전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작발표회는 AP, AFP 등 주요 외신을 비롯해 워쇼스키 남매 및 배우 수잔 서랜던, 존 굿맨, 에밀 허시, 매튜 폭스 등의 세계적인 스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개최된다.

비의 할리우드 첫 데뷔작이 될 '스피드 레이서'는 실사영화로 무려 2600억원(3억달러)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다. '더록' '진주만' '캐리비안의 해적'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았다.

이 영화는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마하 고고'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특수 장치가 부착된 최첨단 스포츠카로 레이싱을 펼치는 주인공의 활약을 그려 인기를 끌었다.

이 원작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도 흑백TV시절 방영된 적이 있는데 40여년이 지난 오늘에는 각종 최첨단 자동차가 등장하고 현란한 SF 레이싱 장면이 펼쳐져 전세계인의 눈길을 사로 잡을 것으로 벌써부터 화제거리다.

비는 이 영화에서 실력있는 신예 레이서 역을 맡아 가업을 지키기 위해 최첨단 자동차를 타고 액션 레이스를 벌이는 동양인 선수로 전세계 스크린을 장식하게 된다.

할리우드 유명배우인 에밀 허쉬, 매튜 폭스, 수잔 서랜던, 존 굿맨, 크리스티나 리치 등과의 연기 호흡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에밀 허쉬는 이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맡으며 매튜 폭스는 그의 라이벌인 용병 출신의 난폭한 드라이버 '레이서X' 역으로 일찍이 확정됐다.

촬영은 오는 6월9일(현지시각) 독일 바벨스베르그 스튜디오에서 시작되며 개봉은 2008년 5월께 세계 스크린을 통해 선보이게 된다.

'스피드 레이서'촬영으로 비의 일정이 더욱 빠듯해졌다. 세계의 공연무대를 누비고 있는 월드투어의 남은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해야 한다.

남은 일정은 4개국 8개 도시. 오는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공연을 벌인 후 닷새 후인 25일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벌인다. 이어 6월2일과 3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투어 공연을 벌인다.

오는 6월15일부터는 미주투어에 돌입한다. 15일 하와이 호놀룰루를 시작으로 애틀란타, 뉴욕에서 공연을 벌이며 LA 스테이플스 센터 공연을 끝으로 7개월에 걸친 월드투어 대장정을 마감할 예정이다.

6월의 공연은 촬영과 일부 겹치기도 해 그야말로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해야 할 모양이다.

[ 한경닷컴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