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제2 민방'으로 평가되는 경인TV가 사업자 선정 1년 만에 허가추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방송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해 4월 경기ㆍ인천지역 신규 지상파방송 허가추천 대상자로 선정된 경인TV에 대해 조건부 허가추천을 의결했다.

방송위는 경인TV 최대주주인 영안모자의 백성학 회장과 관련한 국가정보 유출설 논란 등과 관련해서는 이행각서를 요구하는 조건을 달았다.

방송위는 백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지상파방송사업자로서 공적 책임 등을 이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영안모자 측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허가추천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경인TV는 방송권역이 인천과 경기 지역이지만 서울에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통한 역외재송신이 허용되기 때문에 이번 조건부 허가추천으로 SBS와 경인TV가 수도권에서 경쟁구도를 갖추게 됐다.

◇허가추천 조건, 어떤 의미인가
방송위가 경인TV에 부과한 허가추천 조건은 이행각서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것으로 방송위는 이행각서가 법률적 효력을 갖는다는 것을 명확히했다.

이에 따라 경인TV와 최대주주인 영안모자 측은 조만간 방송위에 이행각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행각서의 핵심내용은 "영안모자의 최대주주 개인에 대해 제기돼 논란이 된 문제 등과 관련해 앞으로 경인TV가 지상파방송사업자로서 방송법상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공익성 등을 이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방송위가 판단하는 사실이 발생할 경우 영안모자(특수관계자 포함)는 경인TV의 주식을 처분하겠으며 주주로서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인TV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설과 관련, 만약 백 회장이 국가정보를 유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라도 영안모자는 경인TV의 주식을 처분하면 이행각서를 이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가추천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검찰 수사 내용의 결과에 따라 최대주주가 영안모자에서 다른 기업으로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경인TV와 영안모자는 또 소유와 경영 분리방안을 이행하기 위해 최초 허가기간 3년 동안은 최근 3년 안에 영안모자의 대표이사나 이사, 임원으로 근무한 사람과 특수관계자들은 경인TV의 대표이사와 방송편성책임자가 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이행각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편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지난해 12월6일 백성학ㆍ신현덕 전 경인TV 공동대표를 국회 위증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검찰은 수사내용을 조만간 국회에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증에 대해서는 국회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친고죄이기 때문에 국회가 고발하기 전까지 검찰이 처벌할 수 없으며, 수사결과 발표는 국회의 고발 여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은 당초 6일로 예정된 기자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국회 문광위가 검찰에 고발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인TV 어떻게 운영되나
경인TV는 지난해 4월 사업자 선정 당시 올해 5월 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허가추천이 늦어지면서 개국 일정도 늦춰졌다.

경인TV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10월에 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방송장비 발주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경인TV는 애초 2010년까지 방송사업에 9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올해부터 전체 프로그램의 51%를 고화질(HD) 방송으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경인TV는 또 사업 개시 4년 만에 흑자 달성이 가능하도록 투자조합의 활용과 뉴미디어 플랫폼과의 프로그램 공동제작 및 유통모델을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특히 경인TV는 최대주주인 영안모자가 지난달 16일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다시 천명한 바 있다.

영안모자는 "경인TV를 이끌어 갈 대표이사는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와 이사회 등 투명하고 공정한 검증 시스템에 의해 선임되도록 제도화돼 있다"면서 "대표이사 추천위는 사외이사 2명과 이사 1명, 외부인사 2명 등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아 객관성과 시민사회 대표성이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안모자는 또 "이사회 구성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4명은 학계와 법조계,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사외이사는 사내 대표이사 추천위와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등의 위원장을 맡아 주주들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적극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영안모자는 이사 선임시 집중투표제를 실시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장하고 매년 3억 원을 문화재단 발전을 위해 출연하며 백 회장도 경인TV와 별도로 배당금 3분의 1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