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업자' 피카소 사진으로 아직 돈벌죠"
한ㆍ불수교 12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인사동 김영섭 사진갤러리에서 열리는 자신의 개인전 '피카소,장 콕토,달리 인물사진전'을 위해서다.
피카소의 일상과 인상을 다양하게 포착한 사진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는 장 콕토로부터 카메라로 시를 쓰는 시인이라는 격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설명하며 피카소와의 인연을 공개했다.
"피카소가 한번은 '먹고 살기 괜찮으냐,좀더 잘 사는 건 어떠냐,우리 둘이 같이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더니 '나를 찍어라'라고 했어요. 그때부터 피카소 사진을 찍었죠."
독학으로 사진을 배우고 구속되는 게 싫어 기관이나 단체에 속하지 않았던 그는 피카소야말로 자신의 사진을 이해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믿었다.
피카소를 만나고 서너 해 동안은 '피카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털어놨다.
1950년대 후반부터 피카소가 죽기 2년 전인 1971년까지 10여년간 그가 찍은 흑백 피카소 인물 사진은 지금까지도 벌어들이는 수입의 절반이나 된다.
화실에서 그림 앞에 선 피카소,아기를 안은 피카소,담배를 든 피카소,투우를 보는 피카소,수영하는 피카소,생각에 잠긴 피카소 등.
"1955년 11월 피카소의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 피카소가 이런 말을 했죠.'지금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세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진가지만 이제부터는 네가 최고야.'"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피카소 외에도 그와 친하게 지냈던 예술가인 살바도르 달리,장 콕토 세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며 촬영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자화상을 그리는 장 콕토,퍼포먼스를 벌이며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달리의 모습 등 흑백사진 30여점을 선보인다.
'잘 팔리는' 사진작가가 된 비결을 묻자 "자유와 자신에 대한 끝없는 신념"이라고 강조한 그는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1일 프랑스로 돌아갔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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