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안에 머물던 드라마 홍보가 점차 '거리'로 나오고 있다. MBC는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의 한 건물 위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하루 100차례 20초 분량의 드라마 예고를 내보내고 있다. 5일 첫 방송된 수목 미니시리즈 'Dr.깽' 예고편이 10일간 나간 데 이어 6일부터는 이번 주말에 시작될 예정인 주말극 '진짜진짜 좋아해' 예고가 나가고 있으며 연달아 사극 '주몽'(6월 방송예정) 예고를 상영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MBC는 또 'Dr.깽'의 예고편을 첫방송 당일까지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3호선 고속터미널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12개 역사의 PDP로도 내보냈다. MBC 기획홍보담당 이동원 부장은 "유동인구가 많고 가시권이 넓어 학동 사거리의 전광판을 드라마 홍보 매체로 선택했다"며 "전광판 예고는 처음이며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찾아가는 홍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연애시대'의 사전 홍보도 '거리'를 타깃으로 삼았다. '연애시대' 외주제작사인 옐로우필름으로부터 홍보대행을 맡은 프레인은 지난달 8일부터 한 달간 학동 사거리의 같은 전광판에 드라마 예고편을 걸었고 서울과 전국 6개 광역시의 길거리에 포스터 7만장을 붙였다. 또 강남과 신촌 일대를 지나는 버스 50대에 드라마 시작을 전후해 측면 광고를 내걸기도 했다. 프레인 김정오 팀장은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콘셉트를 알리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을 중심으로 전광판, 버스, 포스터 광고 등 다양한 홍보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무료신문과 버스 광고, 극장 예고, 대형할인매장 카트 광고 등 다양한 홍보 기법이 활용되고 있어 TV를 통한 예고편 방영과 제작발표회 선에서 마무리되던 드라마의 사전 홍보 방식이 바뀌고 있다. 전광판 예고, 포스터, 버스 광고 등은 그동안 영화 홍보에 주로 사용되던 기법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드라마 홍보에 채택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외주제작사가 직접 혹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드라마 홍보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방송사 홍보팀을 중심으로 드라마 홍보가 이뤄지던 관행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선택할 미디어가 많아지면서 TV의 점유율이 떨어진 면도 있지만, 드라마의 홍보 마케팅이 외주사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자본이 뒷받침돼 제작발표회 규모가 커지고 새로운 홍보 방식이 도입돼 경쟁을 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홍보 방법의 다양화가 과열 경쟁이나 물량 공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외주사 중심으로 영화적 홍보기법을 도입하면서 물량공세에 편중되기도 하는데 타깃층을 분석해 정확한 홍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