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싸워서 10번 졌다. 16골 넣는 동안 62골이나 허용했다. 웬만한 축구 팀이라면 해체나 감독 경질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팀원들의 사기는 갈수록 올라간다. 인터넷에는 팬카페가 생겼고, 코너 시청률도 작년 10월 방송 초 10% 안팎에서 최근 10%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KBS 2TV 오락프로그램 '해피 선데이-날아라 슛돌이'의 어린이 축구단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최재형 PD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노는 모습도 오락 프로그램의 소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획했다"면서 "인터넷 게임에 빠지는 대신 동네에서 아빠 손잡고 축구하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는 말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 PD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직후 '날아라 슛돌이'의 원조 격으로 KBS 2TV '이색도전 별난 대결' 프로그램에서 '병아리 월드컵'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TV에서 유럽 유소년 축구 팀 방송을 봤는데 작은 아이들이 잔디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좋았다"고 당시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그램에는 7명의 어린이 축구단원이 등장한다. 오합지졸에 가까운 이들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번번이 패한다. 하지만 실력과 우애는 점점 커져가고, 시청자들도 성장해가는 이들 모습에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2월19일 첫승을 올리며 일취월장하고 있는 슛돌이 팀은 이제 더욱 넓은 무대로 나선다. 이달 중순에는 전국 8개 클럽 초청 축구대회에 참가하고, 4월에는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로 건너가 현지 유소년 팀과 경기를 가진다. 최 PD는 "8개 클럽 대회는 예선을 통과하면 4~5주, 탈락하면 3주에 걸쳐 방송할 예정"이라며 "독일에서는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 한국 대표팀이 출전할 경기장도 방문한다"고 했다. 슛돌이 팀은 월드컵 기간에 다시 독일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하게 된다. 이 시기에 프로그램은 막을 내리게 된다. 이에 대해 최 PD는 "7명 중 5명이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네티즌 사이에서 '어린이를 혹사시킨다', '시청률 등을 위해 이용한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최 PD는 "1월 제주도 경기에 대해 그런 지적이 있었는데 사실 당시 따뜻한 곳을 찾아서 제주도에 간 것이었다"며 "우리는 비슷한 연예인이 비슷한 포맷으로 등장하는 주말 버라이어티 방송 시간대에서 가장 건강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일주일에 2번 정도 촬영을 하며 매번 3시간을 넘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