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요승인가, 아니면 기울어가는 고려를 다시 일으키려는 진정한 개혁가인가. MBC 특별기획드라마 '신돈'(극본 정하연,연출 김진민)이 이처럼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는 신돈의 모습을 그린다. 24일 첫 방송되는 '신돈'은 고려 후기 역사적 대전환기를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아간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비출 드라마. 신돈과 공민왕, 노국공주를 중심으로 그들이 펼치는 욕망과 사랑, 도전, 배신, 좌절 등을 그려 나간다. 신돈은 그동안 역사 속에서 그려진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진정한 개혁을 펼쳐 나가는 난세의 영웅으로 조명된다. KBS 드라마 '명성황후'와 '아내' 등을 집필한 정하연 작가와 '영웅시대'를 연출한 김진민 PD가 호흡을 맞춘다. 출연진은 손창민이 신돈, 정보석이 공민왕 역을 맡았으며 서지혜가 노국공주와 반야 역으로 1인2역을 한다. 특히 SBS 드라마 '서동요'와 내년 초 방송 예정인 MBC '삼한지', 배용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태왕사신기' 등으로 불고 있는 사극 열풍의 한가운데 있는 대작 드라마이다. MBC는 박종화의 소설 '다정불심'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를 올해 10대 기획 중 하나로 선정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야심 차게 준비해왔다. 13일 용인 오픈세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MBC 최문순 사장은 "상반기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면 하반기에는 '신돈'이 대박 드라마"라고 기대감과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출자인 김진민PD는 "진정한 자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신돈과 공민왕, 노국공주의 사랑과 우정 등 세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타이틀롤인 신돈 역을 맡아 사실상 처음 본격적으로 사극에 출연하는 손창민. 그는 "굉장히 좋은 역할을 맡아 부담감이 크다"면서 "역사적으로 신돈의 부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돼 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신돈을 확실히 재평가하는 동시에 신돈하면 손창민이 떠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MBC와 용인시가 110억원을 들여 만든 용인 오픈세트는 세트라기 보다는 실제 건축물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영상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손창민은 "'신돈'이 성공한다면 50%는 미술의 힘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의상 과 세트에 자부심을 표하기도 했다. 고석만 MBC 제작본부장은 "민속촌에서 20년을 사극을 촬영해 영상에 한계가 왔고 새로운 세트 시설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다"라면서 "앞으로 고려 뿐 아니라 일제시대까지 다양한 세트를 건설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영웅이 없는 이 시대에 신돈이 또 하나의 거인으로 탄생해 시청자들의 가슴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올지 기대를 모은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