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타들이 영화와 안방극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서 끼와 스타성을 인정받은 이들은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중심에 두고 뉴스, 코미디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활약이 두드러지는 뮤지컬 배우들은 조승우, 강지환, 박해미, '출산드라' 김현숙, 김선경 등. 올해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모두 거머쥐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조승우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했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 밑에서 뮤지컬 '모스키토' 등에 출연했고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친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완벽한 연기를 선보여 뮤지컬 스타로 우뚝 섰다. 이후 영화로 자리를 옮겨 영화 '말아톤'으로 관객 500만 명을 동원하며 상반기 영화 최고 히트작의 주인공이 됐다. 조승우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뮤지컬 스타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의 스타 박건형이다. 그는 탄탄한 몸과 섹시한 춤으로 지난해 여성들을 사로잡으며 뮤지컬계 최고의 '섹시가이'로 떠올랐고 여세를 몰아 SBS드라마 '파란만장 미스 김의 10억 만들기'로 드라마 신고식을 치렀다. 박건형은 4월 개봉한 영화 데뷔작 '댄서의 순정'의 성공으로 현재 영화배우로 입지를 굳힌 상태. 드라마 쪽에서는 뮤지컬 '그리스' 출신 강지환이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주인공 '구재희' 역으로 스타반열에 올랐다. 화제의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역 박해미는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등으로 유명한 스타작가 임성한씨의 차기작 SBS주말극 '몸짓'에 비중 있는 역으로 캐스팅됐다. 그는 주인공 이자경의 계모 '김배득'을 연기할 예정이다.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로 많을 팬을 거느리고 있는 김소현도 이달 초 매니지먼트사 '스타앤컴퍼니'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스타앤컴퍼니 정형진 실장은 "뮤지컬 출연은 계속할 예정이고 이 외에 영화나 드라마, 음반 출시 등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뮤지컬 배우들은 춤, 노래, 연기 등 가진 것이 많아 대중스타로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주 토요일 방송 예정인 KBS1TV '드라마시티'의 '다함께 차차차'편에는 뮤지컬 배우 김법래와 김서연, 박준면 등이 출연, 드라마 신고식을 치를 예정이다. 뉴스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뮤지컬 배우들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는 뚱뚱교 교주 '출산드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개그우먼 김현숙과 뮤지컬 '왕과 나' '아가씨와 건달들' 등으로 유명한 김선경이다. 뮤지컬 '루나틱' 출신인 김현숙은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KBS2TV '개그콘서트'에서도 노래실력을 뽐내고 있다. 김선경은 5월 KBS 봄 개편부터 2TV 뉴스프로그램 'KBS 8 뉴스타임'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문화가 소식을 전하는 '김선경의 톡톡문화' 코너를 이끌고 있다. 이 외에도 KBS2TV 코미디 프로그램 '폭소클럽'에는 지난달 초부터 뮤지컬 배우 최혁주가 출연해, 노래 강의와 부부 이야기 등으로 꾸며지는 '샬랄라 음악교실'을 진행 중이다. 작가 임충씨와 함께 고전뮤지컬 '춘보전' '만석꾼 며느리 뽑기' 등을 연출했던 KBS 엄기백PD는 "뮤지컬배우들은 노래, 춤, 연기 등을 함께 해 다른 분야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다"면서 "드라마나 영화 연기의 경우, 무대연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점만 극복한다면 대중스타로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