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영화제작사에 수익 지분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영화제작자들과 배우를 관리하는 매니저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총 60개의 영화제작사가 회원인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최근 임시총회에서 매니지먼트사의 공동 제작 요구나 지분 참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했다. 김형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45·한맥영화 대표)은 배우와 제작자,스태프들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영화수익이 모든 참여자들에게 골고루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밥그릇 싸움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매니지먼트사에 제작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지분요구를 하려거든 스스로 작품을 개발하라는 뜻입니다.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균형있는 수익구조가 만들어지는 법이거든요." 그는 일부 배우가 영화수익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익은 제작자와 스태프 등이 골고루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의 매니지먼트업체 IHQ는 A급 스타를 출연시키는 대가로 제작자 수익지분을 적게는 15%, 많게는 50%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령 '잠복근무'의 김선아는 출연료 외에 제작자 수익지분의 50%를 가져갔습니다. 다른 매니지먼트 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꽃피는 봄이오면'의 주연 최민식은 출연료와는 별도로 제작자 수익 지분의 50%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흥행실패로 실현되지는 않았지만요." 톱스타들은 30억원의 순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영화의 경우 보통 4억~5억원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때에는 제작자 수익까지 챙기지만 흥행에 실패할 경우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김 회장은 "한국영화는 지금 세계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느냐,아니면 이대로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배우가 수익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영화산업이 균형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자들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