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색이 은은한 고려 때의 청자베개,거북의 등껍질(玳瑁·대모)로 무늬를 새긴 화려한 이층장,자수 문양으로 장식한 궁중복식인 활옷,글자 획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살아 있는 11세기의 초조대장경…. 국립민속박물관이 경복궁 안의 현재 위치로 이전한 이후 수집해온 유물 가운데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대표작 170여점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11일 개막한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 유물수집 10년(1995~2004)'을 통해서다. 민속박물관이 지금까지 수집한 유물은 6만여점.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의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유물만 골라 의·식·주·사회생활·과학기술 등 5개 주제로 나눠 보여준다. 구한말 여성의 예복인 당의와 원삼,남자의 공복·제복·상복,함경도 지방에서 사용했던 '석간주항아리',나무판에 324개의 대모를 잘라 붙이고 몸통은 나전으로 장식한 '명품' 바둑판,조롱박 모양의 저울집 속에 저울과 추가 들어 있는 약저울,상례 때 신주를 모셔 나르던 가마(요여) 등 평소 보기 어려운 유물들이 대거 나왔다. 특히 고려 때의 청자베개 2점과 11세기의 초조대장경 등은 국보급 유물로 꼽힌다. 또 독도가 명확히 우리 땅으로 표시된 '해좌전도'(1822년)와 '환영지 조선팔도총도'는 일본측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지도는 울릉도와 함께 지금의 독도인 우산도를 명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마도도 우리 영토에 포함시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월27일까지.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