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에도 영화관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콘텐츠 사업에서도 좋은 영화에는 과감하게 투자할 방침입니다." 롯데그룹의 영화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광섭 롯데시네마 대표 겸 롯데엔터테인먼트 대표(59)는 이같이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밝혔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추진해온 영화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메이저 업체들과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달 서울 소공동에 롯데시네마의 첫 서울 점포이자 국내에서 가장 화려한 영화관인 에비뉴엘관을 선보였고 영등포점과 노원점도 연내 개관할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26개관 2백2개의 스크린을 확보해 CJ CGV에 이어 2위 극장업체로 도약할 것입니다. 3년 뒤에는 전국에 60개 극장 4백50여개의 스크린을 운영하게 돼 CGV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섭니다. 그룹 내에서도 영화사업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극장이 백화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보조사업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미래의 전략사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롯데시네마는 내년 중 홍대입구와 건국대 미아리 봉천동 등에 극장을 열고 오는 2008년까지 청량리 잠실 창동역사 등에도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다. 이로써 그동안 지방에만 있던 롯데의 영화관들이 서울지역에만 1백개 이상(스크린 수)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화 투자배급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임권택 감독의 신작 '천년학'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상업성보다 작품성을 내세운 영화를 선택한 것은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입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 들어 '몽정기2'와 'B형남자친구' 등에 투자해 수익을 냈다. 또 하반기 개봉 예정인 '달려라 강력3반' '나의 결혼원정기' 등 6편의 한국영화에도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수입 영화까지 합치면 올해 투자 배급 예정작은 10여편에 이른다. 그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2개의 영화투자 펀드에다 상반기 중 2개 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81년부터 롯데그룹 내에서 건설 관련 업무를 해왔으며 지난 2003년 4월 롯데시네마 대표로 취임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