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0-20일 독일에서 열리는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특별 회고전(Tribute to IM Kwon-taek)이 열린다. 임감독은 영화제 기간 특별 공로상(Berlinale Camera)도 수상한다. 지금까지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한국 감독의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마련되는 임 감독의 회고전은 지난 2002년 열렸던 일본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회고전과 비슷한 규모가 될 예정이다. 베를린 영화제는 `Retrospective'(회고전)와 `Homage'(오마주)라는 특별전 섹션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영화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거장 감독들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비정규적으로 특별 회고전을 개최하고 있다. 영화제측이 임 감독의 특별 회고전을 마련하는 것은 세계적인 거장이라는 임 감독의 명성과 권위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임 감독은 지난 2002년 칸영화제에서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아제아제 바라아제'(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 `씨받이'(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아다다'(몬트리올영화제 여우주연상), `춘향뎐'(칸영화제 경쟁부문), `하류인생'(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등의 영화가 주요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을 받아왔고 뉴욕 현대미술관과 시카고 영화제 등에서도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이번 회고전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모두 일곱 편으로, `왕십리'(76년), `족보'(78년), `만다라'(81년), `길소뜸'(85년), `서편제'(93년) 등 70년대에서 90년대까지의 작품을 아우르고 있다. 특히 이번 상영회를 위해 81년작 `만다라'는 10분 분량의 네가필름 훼손분을 복원하는 대규모 작업을 거쳤다. 또 회고전 상영작을 비롯해 모두 20편의 작품은 베를린 시내 아스날(Arsena) 극장에서 3월 말까지 특별상영전을 갖는다. 영화제 기간 임 감독은 현지를 방문해 `감독과의 대화'와 기념 리셉션, 시상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임 감독은 또한 한국 영화인으로는 처음으로 공로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공로상은 지난 1986년부터 매해 세계영화계에서 공로를 인정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로렌 바콜, 메릴 스트립, 케이 쿠마이, 할 로치,앤 휴이, 콘스탄틴 코스타가브라스 감독 등의 영화인들이 받았다. 한편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가 한편도 진출하지 못한 가운데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는 `세라진'(김성숙.파노라마 부문), `여자, 정혜'(이윤기), `신성일의 행방불명'(신재인), `마이 제너레이션'(노동석.이상 포럼부문) 등 4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됐다. 올해 베를린 영하제에는 프랑스 레지스 바르니에 감독의 `맨 투 맨(Man To Man)'과 `킨제이 보고서'로 `성(性)혁명'을 일으킨 알프레드 킨제이 박사의 삶을 그린 `킨제이'가 각각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선정됐으며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인디펜던스 데이'의 독일 감독 롤란트 엠머리히가 맡는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