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플誌 선정 `2004년 가장 섹시한 남자'에 뽑힌 주드 로(33).


그는 섹시함에서 브래드 피트와는 또다른 매력을 풍기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는 그를 위한 맞춤 영화다.


적어도 예고편만 보면 주드 로의 팬들은 입이 쩍 벌어질 것 같다.


자신만만한 바람둥이로 변신한 이 섹시 가이의 활약이 상큼한 칵테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1966년 마이클 케인이 주연한 `알피'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바람둥이 남자의 눈 돌아가는 행각을 그린다.


그러다 종국에는 친구의 애인을 건드리는 바람에 뼈 아픈 후회와 참회의 시간을 맞닥뜨리는 모습까지 포착했다.


주드 로가 악센트 분명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야 익히 아는 사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는 지금까지의 영화에서 별로 말이 없었다.


말을 많이 하는 대신 모든 것을 담아내는 강렬한 눈빛과 열마디 말을 대신하는 눈부신 스타일로 화면을 장악했다.


그런데 `나를 책임져, 알피'에서는 그가 수다쟁이가 된다.


심지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이야기를 한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존 쿠색에게는 그런 모습이 어울렸다.


사랑에 고민하는 남자의 어수룩함을 담아낸 눈길이 관객의 눈을 향해도 그 모습은 친근했다.


그러나 주드 로의 눈길과 자신만만한 언변은 왠지 피하고 싶어진다.


이는 팬들이 열광하는 그의 이미지에 대한 배반이기 때문이다.


예쁜 여자가 많아 런던에서 뉴욕 맨해튼으로 이사왔다는 알피(주드 로)는 사실 별 볼일 없는 리무진 운전사다.


그러나 잘생긴 외모 하나만으로 꼬이는 여자는 많다.


분홍색 셔츠와 몸에 딱 달라붙는 수트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그는 아가씨에서부터 유부녀, 심지어 50대의 연상녀까지 두루 섭렵한다.


하지만 거침없이 나가던 알피는 그만 둘도 없는 친구 애인에게마저 상처를 주고만다.


동시에 믿고 있던 50대 아줌마까지 "너 보다 더 어린 놈을 찾았어"라고 말한다.


인생 최대의 위기다.


화면 속 주드 로는 잘 빠진 스포츠카 같다.


그러나 왠지 엔진이 부실해보인다.


무엇보다 `평범한' 바람둥이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이 허무하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