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폐막하는 제2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최연소 감독으로 초대된 김지현(18) 양은 현지 언론과 동포 언론으로부터 "(김양과 같은) 당찬 청소년들이 있는 한 한국영화의 미래는 앞으로도 밝다"고 호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현재 서울 명덕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양은 지난 22일 영화제 주최측으로부터 정식 초청장을 받고 참가한 뒤 27일 귀국했다.


김 양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외국의 청소년 영화는 밝고 경쾌한데 한국은 힘들고 우울하다는 것을 느꼈다. 영화제에 출품한 청소년 감독들에게 각국 정부의 지원이 많다는 것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양은 "대학 영화과에 들어가 영화를 공부하고 싶고 미국 유학도 계획하고 있다"며 "국내 김기덕 감독이나 `러브레터'를 만든 일본의 이와이 감독 같은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영화제 청소년 단편영화 부문에 `부끄러움'(Shame)을 출품한 김 양은 `러브레터'를 보고 "영화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그녀는 초등학교 5학년 학예발표회 때`왕따괴담'을 처음 만든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8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김 양은 1999년 `10만원 비디오 페스티벌'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2001년 `낙화'로 통영영화제 촬영상, 2003년 `행복은 머니'로 대한민국 청소년 영화제에 입선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영화제 출품작인 `부끄러움'은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단 이틀만에 촬영했다.


같은 반 친구를 주인공으로 해 시나리오, 촬영, 편집, 감독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했고, 결국 11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들어 국제영화제에까지 출품하게 됐다.


이 영화는 윤오영의 수필을 재구성한 것으로 사춘기 때의 감수성과 부끄러운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김 양의 담임인 백병관(44) 교사는 "지현이는 활달하고 개방적인 성격"이라며 "그러나 반 친구들도 영화제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지현이가 영화를 만들고 있는지 잘모를 정도로 영화를 혼자 배우고 촬영해 왔다"고 말했다.


백 교사는 작품 제작시 몰래 시간을 내준 일은 있지만 다른 도움을 주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책을 통해 혼자서 영화를 공부했지만 모든 것은 `감'으로 한다"는 김 양은 무역업을 하는 김용윤(47)씨와 이경희(43)씨 사이 2녀 중 맏딸이다.


한편 이 영화제에는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을 비롯한 이호섭 감독의 `그리고그 후',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 이언희 감독의 `…ing' 등이 초청됐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