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때리면 네 번 일어선다."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첫 드라마를 촬영하던 날, 아버지가 세상을 떴다. 도저히 연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 2년 후 각오를 새롭게 하고 복귀해 드라마의 주연을 따냈다. 그런데 그 드라마가 3개월 만에 조기 종영됐다. 다시 2년 후. 정말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매니저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2년간 활동이 묶이고 말았다. 그렇게 6년이 흘렀다. 하지만 세 번 때리면 네 번 일어서련다. 이렇듯 곡절 많은 사연을 안고 사는 연기자가 있다. '중고 신인' 송지은(25)이다. 송지은이 데뷔 7년 만에 다시 대오를 정비하고 날개를 펴려 한다. 무려 6년간 접어놓았던 날개의 상태가 어떨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본인은 "이제부터 잘 하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지난 11일부터 SBS '실제상황 토요일'의 '엑스맨' 코너에 출연하고 있는 송지은은 지난 8월 13일까지 중국 창춘(長春) TV를 통해 방송된 32부작 한·중 합작드라마'아름다운 나비'에서는 조연을 맡아 김소연 최철호와 공연했다. "'아름다운 나비'가 얼른 한국에서도 방송돼야 할 텐데 아쉽다"는 그는 극중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김소연을 방해하는 악녀 역을 맡았다. 그는 1997년 충남 예산 덕산고교 3학년 재학 중 SBS 톱탤런트 선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화려한 데뷔는 미래를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그러나 곧바로 캐스팅된 SBS '파트너' 촬영 첫날에 아버지가 세상을 떴다. 그는 충격으로 결국 6회에서 도중 하차하고 말았다. "사실 탤런트선발대회에 출전한 것도 아버지의 병원비에 작은 보탬이라도 할 수있기 바랐기 때문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는데 금상 상금으로 1천만원을 받았다.처음이자 마지막 효도였다." 이후 1999년 CF 모델로 활동을 재개했다. SBS '카이스트'(2편)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어쩐지 모든 일이 너무 잘 된다 싶었다. 술술 잘 풀리던 일이 드라마 종영으로 벽에 부딪혔다." 2001년 무렵, 그는 다시 활동하고 싶었다. 하지만 계약한 매니지먼트사와 크게 마찰을 빚었다. 결국 매니지먼트사는 2003년 1월까지 그의 활동을 묶어놓았다. "내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면 활동하게 해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치관이 너무 달랐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너무 황당해 그렇게는 하지 않았다." 쉬는 기간에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그는 '이제 불행은 끝'이라고 선언했다. "그동안 그렇게 고생했는데 설마 또 그런 일들이 있을까.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열심히 해보려 한다. 나에겐 미래만 있을 뿐이다." 170cm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최근 LG하이프라자의 CF와 한국화장품의 지면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