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대로를 내달려온 한국 영화계에도 희망의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 110편(영상물등급위원회 집계)의 장ㆍ단편을 선보였던 우리 영화계는 올해도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할 다양한 작품을 준비중이다. 2004년 영화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다양성이 전반적 특징으로 계속 부상할 전망이다. '선택'(비전향 장기수 김선명), '실미도'(684부대 공작원) 등으로 시작된 실존인물의 영화화 붐은 '슈퍼스타 감사용', '청연', '역도산' 등으로 이어지며 '태극기휘날리며', '기운생동', '역도산', '바람의 파이터'등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꾸준히'대박'의 문을 두드린다. 2002년 혹은 2003년에 데뷔작을 내며 주목받았던 신인 감독군의 두 번째 영화도줄을 이을 전망이며 임권택, 곽경택, 장윤현, 홍상수 등 중견 감독의 신작들도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 소설의 영향으로 한층 '어려진' 주인공들은 올해 초반 젊은 관객들을 타깃으로 스크린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를 소개한다. ▲'고딩', 관객에서 주인공으로 = '내 사랑 싸가지', '그 놈은 멋있었다', '어린 신부', '늑대의 유혹', '말죽거리 잔혹사', '내 사랑 일진녀', '여고생 시집가기', '슈즈', '돌려차기' 등의 공통점은 고등학생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 틴에이저가 주인공으로 나서게 된 것은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 바람과 최근 부쩍낮아진 관객들의 연령대에 기인한다. 지극히 평범한 여고생과 '싸가지 없는' 대학생의 러브스토리(내 사랑 싸가지),양가 할아버지의 정혼으로 결혼하는 대학생과 여고생(어린 신부), 16살이 되면 온달이라는 이름의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여고생 평강의 이야기(여고생 시집가기), '킹카' 남고생과 '어리버리' 여고생'(그놈은 멋있었다), 70년대 후반 고교생들의 이야기(말죽거리 잔혹사) 등은 한결 가까워진 주인공으로 젊은 관객을 집중 공략한다. ▲스크린에서 부활하는 역사 인물들 = 실화처럼 극적인 것이 또 있을까. 올해영화계의 또 다른 흐름은 실존 인물의 영화화 바람이다. 안중근 의사(도마 안중근), 극진 가라대의 고수 최영의(바람의 파이터), 프로레슬러 역도산(역도산), 화가 김홍도(기운생동), 혁명가 김산(아리랑) 등 관객에게 친숙한 인물들부터 최초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씨(청연), 원년 프로야구의 패전처리 전문 투수 감사용(슈퍼스타 감사용) 등 새롭게 발굴된 사람들까지 다양한 인물이 올해안에 감독의 손을 거쳐 스크린에서 새 생명을 얻는다. ▲줄 잇는 신인 감독들의 두 번째 영화 = 최근 꾸준히 신선함을 불어넣고 있는신인 감독들은 우리 영화계가 전성기를 누리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올해는 한층 완숙해진 이들 신인 감독군의 두 번째 수확이 기대되는 시기.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은 '혈의 누'(좋은영화)를, '꽃섬'의 송일곤감독은 '거미숲'을 두 번째 영화로 준비중이며 '로드무비'로 호평받았던 김인식 감독은 김혜수ㆍ김태우 주연의 '얼굴없는 미녀'를 차기작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박흥식 감독은 3년만의 신작 '인어공주'의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중이며,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은 주진모ㆍ공형진 등의 캐스팅을 마치고 신작 '라이어'로 두 번째 '대박'을 노린다. 이밖에 '동승'의 주경중 감독은 '테일러 양복점'을 차기작으로 다듬고 있다. ▲중견 감독들의 기대작 = 신인감독들의 특징이 `고수익 고위험'이라면 중견감독들의 장점은 어느 정도 검증받았다는 안정감이다. '광복절 특사', '신라의 달밤'의 '흥행 신화' 김상진 감독은 다음달 말께 내년여름 개봉을 목표로 신작 '귀신이 산다'의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엽기적인 그녀','클래식'의 곽재용 감독은 전지현, 장혁 주연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촬영에 한창이다. 또 '접속', '텔미썸딩'의 장윤현 감독은 5년만의 신작 '썸'(Some)의 메가폰을잡았고 홍상수 감독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부천에서 촬영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도 '하류인생'으로 관객과의 99번째 만남을 계획하고 있으며 '친구','똥개'의 곽경택 감독은 차기작 '태풍'을 준비중이다. ▲꾸준한 거대예산 영화 제작 = '튜브', '청풍명월', '천년호' 등의 블록버스터영화들이 흥행에서 참패한 뒤에도 거대예산 영화의 제작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 영화가 내세우는 것은 `겉만 번지르한' 블록버스터와의 차별되는 탄탄함이다. 최근 개봉한 '실미도'가 극장가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강제규 감독의 대형 프로젝트 '태극기 휘날리며'가 2월 6일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의 마음을설레게 하고 있으며 제작비 100억 규모의 '기운생동'과 60억 예산의 '역도산'도 촬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공동경비구역JSA'와 '바람난 가족'의 제작사 명필림도 대작 '아리랑'프로젝트를 준비중이며 제작비 46억을 들인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은봄 개봉을 앞두고 후반작업에 들어갔다. 장윤현 감독의 '썸'의 제작비도 50억 규모며 양동근 주연으로 크랭크인을 앞둔 '바람의 파이터'도 60억원을 투입해 제작한다. ▲코미디 영화 = 지난해 초만 해도 '열풍'이라 불리던 코미디 영화의 붐은 한풀꺾인 상태. 하지만 '저비용 고효율'을 노리는 코미디 영화들은 올해도 꾸준히 관객들의 '배꼽 사냥'에 나선다. 오는 30일 '안녕!유에프오'의 개봉을 시작으로 '어깨동무', '맹부삼천지교', '목포는 항구다', '홍반장', '효자동 이발사', '고독이 몸부림칠 때', '아빠하고 나하고', '달마야 놀자2' 등 조폭과 휴먼, 액션 등 다양하게 변형된 코미디 영화가 극장에 내걸린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