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오 감독의 단편 '천천히 조용히'가 다음달 미국 유타에서 열리는 2004 선댄스 영화제에 초청됐다. 박 감독은 '런치'(Lunch)와 '리퀘스트'(Request)를 2002년과 2003년 이 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있어 3년 연속 '선댄스'를 찾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천천히 조용히(Slowly Silentlyㆍ14분)'는 쌩떽쥐베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흑백 단편. 삶에 지친 한 여성을 통해 절망과 연민을 그린 작품이다. 뉴욕대 대학원 영화과에 재학중인 박 감독의 졸업작품으로 아내인 탤런트 송채환씨가 출연했다. 박 감독은 현재 장편 데뷔작으로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예측불가능한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도전해 오는 것을 느끼는 목사의 이야기 '죄와 벌:기이한 길'을 준비중이다. 선댄스영화제는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자신이 연기한 '선댄스 키드'의 이름을 따서 만든 영화제로 다음달 15일 개막하는 2004년 영화제에는 이밖에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김기덕)과 '바람난 가족', '스카이 블루', '송환' 등 한국 작품들이 이미 초청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