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이 국내외 영화제에서도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삼은 이 영화는 대종상과 영평상 주요 부문을 석권하고 산세바스티안, 도쿄, 토리노 영화제 등에서도 수상의 낭보를 전한 데 이어 30일 열린 MBC 주최 제2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도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영화배우 안성기ㆍ송윤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12개 부문 후보에오른 `살인의 추억'은 최우수작품상과 함께 남우주연상(송강호), 감독상(봉준호),각본ㆍ각색상(봉준호ㆍ심성보), 편집상(김선민), 촬영상(김형구) 등 6개의 트로피를독차지했다. `살인의 추억'과 나란히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바람난 가족'은 여우주연상(문소리)과 여우조연상(윤여정)을 받았고 `지구를 지켜라'는 남우조연상(백윤식)과신인감독상(장준환)에 뽑혀 각각 2관왕에 그쳤다. 10개 부문에 진출한 `장화, 홍련'은 신인여우상(임수정), 음향상(최태영ㆍ강경한), 미술상(조근현), 조명상(오승철) 등 4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원로감독 신상옥씨는 공로상을 수상했고 신인남우상은 `질투는 나의 힘'의 박해일에게 돌아갔다. 음악상에는 `클래식'(조영욱), 시각효과상에는 `원더풀 데이즈'(인디펜던스),단편영화상에는 `빵과 우유'(원신연)가 선정됐다. 제2회 대한민국영화대상의 심사는 문화예술계 전문위원 500명과 인터넷으로 선정된 일반위원 500명이 맡았으며 수상자에게는 최우수작 5천만원, 감독상 3천만원,남녀 주연상 각 2천만원 등 모두 2억4천만원이 전달됐다. 제1회 MBC 영화상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지난해 시상식에는 칸 영화제 감독상수상작 `취화선'이 출품을 거절해 빛이 바랬으나 올해는 주요 화제작이 모두 후보에오른데다가 `나눠먹기'나 `밀어주기' 의혹도 제기되지 않아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촬영상과 미술상을 제외하고는 대리 수상도 없었고 주요 부문 후보자들도대부분 참석한 가운데 수상 결과를 현장에서 발표해 진행도 활기를 띠었다. MBC가 지상파 방송사라는 `파워'와 거액의 상금을 동원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부인할 수는 없지만,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한다는 `영화인의 큰 잔치' 대종상이머쓱해진 날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