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제가 국내 영화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연구원 오정일 부연구위원은 `스크린쿼터제, 영화산업 사활을 쥔 열쇠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산영화를 보호한다는 믿음 때문에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국산영화 성공이 이 제도에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의 영화 산업진출과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도입된뒤 국내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98년 25.1%에서 2001년 50.1%, 2002년 48.3%로 배 가까이 늘었다. 이와는 반대로 국산영화의 잇단 흥행 성공으로 외국영화 수입은 96년 458편으로정점을 이룬뒤 감소, 2001년 366편으로 떨어졌다. 현재 스크린쿼터제를 시행중인 나라는 우리나라와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뿐인데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보호정책을 펴고 있는 스페인의 자국영화 시장 점유율이 13.7%에 불과하다. 반면 이를 시행하지 않는 일본의 경우 자국영화 시장점유율이 27%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린쿼터의 축소 또는 폐지 반대자들이 대표적 사례로 들고있는 멕시코의 경우, 북미자유협정 체결을 계기로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했다가 부활시킨 것은 94년 금융위기에 따른 거시경제 지표 악화로 영화산업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지적됐다. 오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국산영화 성공은 시장개방으로 국내 영화시장이 경쟁적 구조로 변한 결과"라며 "스크린쿼터제의 축소 또는 폐지에 대비, 외국의 메이저배급사들에 의한 불공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