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결정한 가운데 공영방송 KBS와 MBC가 한국군 파병이 예상되는 이라크 모술 지역이 신변안전에 위험한지역이라는 방송을 잇따라 내보냈다. 이는 결과적으로 파병 우려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파병을 둘러싸고 이를 지지하는 일부 보수신문과 공영방송이 의제 설정에서 뚜렷한 대조를 보이며 경쟁하고 있다. KBS 1TV `일요스페셜'은 지난 26일 저녁 `이라크 현지보고, 바그다드와 모술을가다'편에서 미군을 포함한 외국군은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며 점령군인 외국군의 파병을 반대한다는 요지의 모술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는 지난 7일 정부 합동조사단이 "모술은 미군에 대한 적대행위와 치안질서 측면에서 안정이 유지되고 있어 테러의 위험성이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고 발표한 현지보고와 상반된 내용이다. `일요스페셜'은 사담 후세인의 거점인 모술이 바그다드를 제외한 도시 중 가장사고가 많은 곳이라며 지난 달에만 모두 9건의 테러 공격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바그다드와 모술 주민들이 피폐해진 삶을 살며 점령군 미군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고 있는 현지상황을 보여주려 했다. 이에 앞서 MBC `미디어비평'도 지난 24일 진행자와 이진숙 기자의 일문일답을통해 모술을 잠재적으로 바그다드보다 위험한 지역으로 분석하며 `모술은 위험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기자는 "사담 추종 세력이 모술을 비롯한 북부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모술과 키르쿠크는 수니와 쿠르드족이 섞여 사는 지역이다. 만일 수니아랍족들이 미군에 대한 저항을 강화할 경우 쿠르드족의 반발이 예상된다. 내전으로 말려들 가능성이 상당히 큰 지역"이라고 전했다. 이라크 시민의 반응에 대해서도 그는 "한국 전투병이 오는 순간 적군과 아군이구분될 것이다. 한국군은 적군이다. 침략군이며 우리의 살해 대상이다"고 말하고 시민들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앞서 MBC는 지난 19일 `시사매거진 2580'에서 이 기자가 지난 11-12일 내보냈던이라크 무자헤딘(이슬람 반군)의 단독인터뷰를 내보냈고 이들 무자헤딘은 방송에서"한국군이 오면 살해할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일요스페셜'과 `미디어비평' 모두 이라크 추가 파병이 결정된 가운데 전투병이냐 비전투병이냐 등 파병 성격과 시기 등을 놓고 국론분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으나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현지상황임을 보여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요스페셜' 제작 총책임자인 전용길 책임PD는 "정부는 파병 결정 이외에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 일차적으로 한국군의 파병이 예상되는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 파병 논의를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