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가 외자유치를 위해 세계적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 그룹의 스타TV와 벌여온 투자협상이 결렬됐다. 스카이라이프는 26일 "스타TV도 스카이라이프 외자유치 협상 대상자 중 하나였으나 주주사 의견,행정당국의 입장 및 국민적 정서까지 감안해 최종 투자 파트너를 정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스카이라이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 사장주재 회의에서 스타TV를 투자협상 대상에서 제외키로 확정했으나 투자자문사의 입장을 고려해서 성명서 문구에는 이같은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에 이어 두번째로 시도된 루퍼트 머독의 한국방송시장 진출은 다시 한번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TV는 98년 위성방송사업자 선정 당시 KT 주도의 스카이라이프와 경쟁을 벌이던 데이콤 컨소시엄에 1백50억원 규모의 자금투자를 약속했었다. 데이콤 컨소시엄의 사업자 선정 실패로 진출시도가 무산되자 스타TV는 지난달 초 막대한 초기투자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스카이라이프에 지분 18%를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투자제안서를 전달해 협상을 벌여왔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루퍼트 머독의 한국 방송시장 진출시도에 대해 "머독은 자신이 소유한 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스카이라이프가 문화침탈을 용인하는 매국행위를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MBC노조도 "문제의 심각성은 머독의 한국방송시장 진출 목적이 단순한 투자나 지분참여에 있지 않고 위성방송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겠다는 데 있다"면서 "거대 미디어 자본의 문화적 침탈을 인정하고 방관하는 것은 또다른 형태의 매국"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