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아시스'에 감독상(이창동)과 신인배우상(문소리)의 영예를 안겨준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리도 섬에서 개막한다. 1932년 세계 최초의 국제예술영화제로 출발한 베니스 영화제는 34년부터 연례행사로 정착됐으며 2차대전 때 3년간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올해로 60회를 맞는다. 올해 개막식을 장식할 영화는 미국 우디 앨런 감독의 `애니싱 엘즈(Anything Else)'. 이와 함께 메인 경쟁부문인 `베네치아 60', 혁신적인 작품이나 신인감독 작품을 소개하는 또다른 경쟁부문 `업 스트림', 비평가주간, 단편 부문, 다큐멘터리 부문 등에 걸쳐 250여 편이 11일 동안 상영된다.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이 주어지는 `베네치아60'에는 20편이 초청됐는데 유럽영화가 단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노장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의 `굿모닝 나이트'와 파올로 벤베누티의 `국가 비밀'을 대표주자로 내세웠고 프랑스에서는 자크 드와이옹의 `라자', 브뤼모 뒤몽의 `트웬티 나인 팜스', 아모스 지타이의 `에이릴라'를 출품했다. 이와 함께 존 말코비치와 카트린 드뇌브가 주연을 맡은 포르투갈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의 `말하는 그림', 독일 여배우 출신의 감독 마가레테 폰 트로타의 `로젠스트라스', 영국 마이클 윈터버텀의 `코드 46' 등도 가세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가타노 다케시의 `다토이치', 대만 차이밍량(蔡明亮)의 `불견불산(不見不散)', 홍콩 캐럴 라이의 `꿈꾸는 풍경', 한국 임상수의 `바람난 가족'등 4편이 상영작 목록에 올랐고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의 `21그램'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87년 `씨받이', 지난해 `오아시스'에 이어 세번째 본상 수상과 문소리의 2회 연속 수상을 노리는 `바람난 가족'은 9월 3일 기자시사회에 이어 4일 공식 상영 스케줄이 잡혀 있다. 임상수 감독과 주연배우 문소리ㆍ황정민이 2일 출국해 레드 카펫을 밟을 예정이며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이충직 영화진흥위원장 등도 동행한다. `업 스트림'에서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의 `로스트 인트랜지션'과 덴마크 거장 라스 폰 트리에가 요르겐 레스와 함께 연출한 `다섯 가지장애물'을 비롯해 18편이 산 마르코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이탈리아 거장 마리오 모니첼리 위원장과 이탈리아 배우 스테파노 아코르리, 스페인 배우 아슘타 세르나, 홍콩 감독 수안화(許鞍華) 등은 `베네치아60'의 출품작을심사하며 `업 스트림' 심사위원으로는 프랑스 작가 로드 아들러를 비롯해 이탈리아영화학자 비토 아모루소 등이 선정됐다. 비경쟁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스타급 감독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베르나로드베르톨루치의 `드리머스'를 비롯해 코엔 형제의 `용서 못할 잔학행위', 짐 자무시의`커피와 담배',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리들리 스콧의 `매치스틱 멘' 등이 선보인다. 김민종과 김정은이 주연한 김현성의 `나비'는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이란의 15세소녀 하나 마흐말바프의 `광기의 즐거움' 등과 함께 10만 유로(한화 약 1억4천만원)의 상금이 걸린 미래사자상 후보에 올랐다. 김현성 감독도 9월 3일 공식 상영회와기자회견에 맞춰 현지를 방문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황금사자 공로상을 받는 오마 샤리프를 비롯해 조지 클루니,니콜 키드먼, 앤서니 홉킨스, 숀 펜,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월드 스타'들이 자리를빛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