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더 머신즈(기계들의 반란)'가 오는 2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2편 이후 12년만이다. 2편에서 어린 존 코너에게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터미네이터는 코너가 청년으로 성장한 시점에 코너를 보호하기 위해 다시 온다. 영화의 도입부와 마지막엔 핵폭발 장면이 나온다. 코너와 터미네이터는 핵전쟁을 막기에 역부족이었고 마침내 '심판의 날'은 오고야 만다. 첨단 기계인간의 침입으로 핵폭탄이 터진다는 설정은 현대 세계에 핵전쟁 발발 위험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제목이 시사하듯 3편에서 인간과 기계와의 관계는 2편에서보다 한층 멀어졌다. 2편에 등장했던 기계인간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은 인간의 감정을 배우고 인간을 위해 자살했지만 3편의 'T800'과 같은 기종인 새 터미네이터(슈워제네거)는 학습하려 들지 않는다. 게다가 첨단 기계인간 'T-X'(크리스티나 로켄)로부터 프로그램을 조작당한 뒤 코너를 죽이려 한다. 간단한 프로그램 조작만으로 동지가 적으로 돌변하는 상황은 '기계는 기계일 뿐'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첨단 기종인 'T-X'가 매혹적인 여성 기계인간으로 설정된 점은 첨단 테크놀로지의 양면성을 대변한다. 대단히 매력적인 존재이지만 결국 인간에게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미래의 저항군 지도자가 될 청년 코너(닉 스탈)와 그의 아내가 될 케이트 브루스터(클레어 데인스)는 처음에는 나약하지만 기계인간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서서히 강해진다. 특히 케이트 브루스터는 1,2편에서 코너의 어머니 역을 맡았던 여전사 린다 해밀턴을 대치하고 있다. 파워만을 내세운 단순한 액션은 현란한 몸놀림이 특징인 '매트릭스'의 액션과는 대척점에 있다. 대형차로 기계인간을 처박는 장면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기계인간들의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특히 대형 크레인에 터미네이터를 매단 채 건물 유리들을 박살내는 장면들은 압권이다. 그러나 과거로 회귀한 두 터미네이터간의 싸움이란 설정은 전편과 비슷하다. 첨단 기종 'T-3'의 액션도 2편의 첨단 기계인간 'T-1000'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흥미를 반감시킨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 [ 12년만에 선보인 3편 흥행실적은? ]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지난86년 첫편을 선보인 후 91년 2편,2003년 3편이 잇따라 개봉됐다. 첫편은 제작비 6백40만달러를 들여 전세계에서 3천8백만달러를 벌어들였고 2편은 1억달러를 투입해 3억2천만달러(역대 흥행20위)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이번 3편의 제작비는 타이타닉(2억달러)과 비슷한 1억9천만달러다. 이 영화는 지난2일 북미지역에서 개봉돼 지난 14일까지 1억1천2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런 흥행추세가 지속될 경우 이 영화는 2편의 흥행 기록을 앞지를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5월 개봉돼 4억1천만달러를 벌어들인 "매트릭스2"의 흥행기록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