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안방극장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물들고 있다. KBS 2TV가 지난달 29일부터 '서바이벌 정글특급'(일 오전 10시50분)을 내보내자SBS TV가 오는 27일부터 '보야르 원정대'를 같은 시간대 맞편성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바이벌 정글특급'은 1990년대 초반 인기리에 방송됐던 '열전! 달리는 일요일'을 업그레이드한 것. 제작비 4억원을 들여 용인 에버랜드에 특별세트를 설치한 '서바이벌 정글특급'은 80명의 대학생들이 '정글침투''해골성을 찾아라''공포의 불기둥' 등 험난한 관문들을 뚫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보야르 원정대'는 육체적 능력뿐 아니라 지혜를 요구한다는 측면에서 요즘 유행하는 '서바이버' 코드에 더 가깝다. 남녀 연예인 5명이 한 조가 돼 힘과 지혜를 모아 여러 단계의 게임과 장애물을통과해 거액의 상금을 얻는다는 얘기다. 최종 관문인 호랑이가 지키는 '보물의 방'으로 들어간 팀이 3분 이내 최대한 갖고 나온 금화의 무게에 해당하는 상금을 받게 된다. 1966년 대서양 프랑스 해안에 세워진 해상 요새 '포르 보야르'는 한때 감옥으로사용되기도 했고 지금은 내부를 개조해 게임 프로그램 녹화장으로 쓰이고 있다. KBS 2TV와 SBS가 일요일 오전 '서바이벌'을 내놓은 것은 최근 케이블ㆍ위성방송을 통해 국내 소개된 해외 제작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높은 인기를 얻었던 것과무관하지 않은 듯싶다. 2001년 Q채널을 통해 미국 CBS 제작 '서바이버 아웃백'이 국내 처음 소개된 이래 '아프리카' '플라우티가' '아마존' 등 이 시리즈가 계속되는 동안 국내 서바이버마니아층은 점점 두터워졌다. '서바이버'는 각본없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생존게임 드라마라는 측면에서 '리얼리티 쇼'라는 새 TV장르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Q채널은 "거액의 상금을 두고 벌이는 출연자들의 경쟁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면면이 그대로 노출되는 게 서바이버 프로그램의 '마력'"이라고 분석했다. 지상파방송 외에도 현재 Q채널에서 '더 몰, 스파이를 찾아라', '소림사 파이트스쿨' 등이 방송중이며 오는 9월중 캐치온과 OCN에서 '서바이벌 천생연분'과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를 방송하는 등 서바이버 게임을 포함한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들의 안방극장 진출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