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임권택과 영화배우 안성기ㆍ박중훈ㆍ한석규ㆍ송강호 등 유명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스크린쿼터제(한국영화의무상영제) 고수 의지를 천명했다. 영화인들은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크린쿼터 축소 논의 중단과 한-미투자협정 체결 거부를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영화산업은 시장 크기에 따라 자본의 규모와 상업적 능력이 좌우되므로 한국영화가 미국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고 단언한 뒤 "현행 의무상영일수 146일(40%, 각종 경감 조항에 따라 최소 106일)이 깨지면 우리 영화가 산업적으로 존립할 근거를 박탈당하게 된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지켜내자는 것은 영상 콘텐츠 시장의 근간을 지키고 나아가 우리 문화와 영혼을 보존하자는 것"이라며 "한국의 성공적 문화정책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는 스크린쿼터제를 앞장서서 축소하자고 나선다면 국제적인 비웃음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미투자협정의 전제조건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한국을 투기자본의 노름판으로 만드는 한-미투자협정 체결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히며 "스크린쿼터가 해결되면 투자협정 체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여론을 조작하는 친미 경제관료들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