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는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사스환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 2월,이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사가 친지 결혼식 참석차 홍콩을 방문하면서 사스는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가 묵었던 호텔의 투숙객들이 베트남 캐나다 등으로 이동하며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EBS는 14일 오후 10시 '충격보고 사스(SARS)의 실체'를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의 원작인 'Killer Bugs'는 영국 공공교육 전문채널 ch4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로 현재까지 나온 사스에 관한 모든 정보를 망라한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보고서'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남부로 신종폐렴 연구를 위해 떠난 한 과학자가 어떻게 홍콩의 첫 번째 환자가 됐고,사스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게 됐는지 치밀하게 추적한다. 또 수많은 사스 환자들을 치료하며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의사,면역학자,그리고 환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스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세계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에 이라크전보다 더 큰 악영향을 끼친 요인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였다. 현재 확산 속도가 둔화돼가고 있기는 하지만 사스 바이러스의 성질과 전염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원인균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것으로 잠정결론이 난 상태이지만 백신을 만드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스의 확산에는 중국 정부의 사실 은폐와 초기 대응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세계화로 인한 인구 이동 증가와 환경파괴라고 할 수 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신종 전염병들이 계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