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을 시도했던「MBC 100분 토론」이 TV토론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의미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밤 11시12분부터 시작된 「MBC 100분 토론」은 이튿날 오전 5시12분까지 무려 6시간에 걸쳐 마라톤 토론을 생방송했다. 정치개혁을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서 각당 정치인과 학계, 시민단체 대표들은 지역주의 타파, 신당창당, 정치자금, 여성의 정치 참여 등에 대해 설전을 벌이며 밤샘 토론을 했다. 마라톤 토론에 패널로 참석했던 인사는 민주당의 장성원, 천정배, 한나라당 오세훈, 김용균, 자민련 정우택, 개혁당 김원웅, 민노당 노회찬 등 정계 대표와 이오경숙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수진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 최한수 건국대 정외과 교수, 정대화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등 12명이었다. 이날 토론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밤새 고생한 제작진과 패널들에 대한 격려의 글과 함께 '새로운 TV토론 문화를 열었다'는 격려의 글들을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냈다. "저는 토론프로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줄 정말 몰랐습니다. 평상시 토론프로가 나오면 채널 돌리기가 바빴었는데 어제는 눈을 비비면서 끝까지 시청했습니다. 평상시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정치인은 속물(?)이란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처럼 정치에 냉담한 시선을 보내는 많은 보통사람들이 이런 프로를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구태의연한 정치문화도 언젠가는 사라지겠죠"(강정임), "토론프로를 자주 시청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간만에 꼬박밤을 세우고 오늘 하루를 하품반 눈물반으로 지내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간이 많았으면..."(한용욱) 등등. 또 일부 시청자들은 한달에 한번은 민감한 주제로 '끝장토론'을 벌이자는 의견도 내놨다. 이날 「MBC 100분 토론」의 시청률은 시간대별로 4.1∼1.4%(TNS 미디어코리아 집계)를 나타냈다. 제작진은 새벽 3시께 이르자 일부 패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가 싶었는데 다시 살아나며 막판에 갈수록 열기가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패널들이 토론을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었으나 새벽 방송이 예정돼있어 불가피하게 토론을 중단해야 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제작진은 정치개혁이라는 큰 주제를 다루다 보니 많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토론을 이끌어내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며 다음 기회에는 토론주제를 세분화해 집중적이고 충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