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성의 피아니스트 백건우(57) 씨독주회가 2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내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볼쇼이 잘(대공연장)에서 열렸다.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한 `모스크바 부활절 축제 2003'의 하나로열린 음악회에서 백씨는 러시아 피아노곡의 거장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곡 등을 연주해 1천여 관객의 호평을 얻었다. 아시아 음악가로는 유일하게 축제에 초청된 백씨는 지난달 27일 시작돼 오는 10일 까지 계속되는 이번 모스크바 부활절 축제 프로그램을 통틀어 유일하게 독주회를가졌다. 백씨가 이날 선보인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1번'은 특히 해석이 어렵기로 소문난 곡으로, 러시아에서도 실제 연주를 잘 접하기 힘든 대곡(大曲)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주최측 요청에 따라 이날 연주회 전체 레퍼토리를 러시아 음악 만으로 편성했다. 지휘자 발레리 게르게예프가 음악 감독을 맡은 이번 축제에는 미하일 플레트네프(피아노), 빅토리아 뮬로바(바이올린), 유리 바쉬메트(비올라), 미샤 마이스키(첼로) 등 러시아의 대표적 음악가들이 참가했다. 백씨의 이번 독주회가 열린 `볼쇼이 잘'은 국제적 명성의 음악가들만 초청되는자리로, 모스크바 시민과 한국 교민 등 1천여명이 1,2층 공연장을 가득 메워 성황을이뤘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