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열흘간 전북 전주시에서 열리는 '2003전주국제영화제'에서 북한판 '타이타닉'으로 불리는 영화가 상영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24일 해방 직후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한 북한영화 '살아있는 영혼들'(감독 김춘송)을 오는 29일과 5월 2일 두 차례 전북대문화관에서 상영한다고 밝혔다. 북한영화가 국내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영화는 지난 2000년 제작된 것으로 동원 인원과 제작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최대규모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1시간 30분짜리 이 영화는 일제시대 강제징용된 조선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귀환할 경우 그동안의 만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일본이 노동자들이 승선한 우키시마호를 폭탄으로 침몰시킨 사건을 영화화한 것이다. 민병록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에는 북한 배우의 연기력과 제작기술 등이 집약돼 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면 북한영화의 현주소를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번 영화제 때 이 영화 외에 북한영화 4편과 감독 및 배우 20여명을 초청, '북한영화 회고전'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조직위는 오는 6월 북한 조선예술영화소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할 경우 이번에 소개하지 못한 영화필름을 가져와 내년 영화제 때 북한영화 회고전을 가질 계획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남북 영상교류 차원에서 북한영화 회고전을 열 계획이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차질을 빚게 돼 안타깝다"며 "북한도 영상교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jongr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