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의 종결과 함께 북핵 문제가 다시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3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중국 미국의 3자 회담이 베이징에서 시작됐지만 북·미 양국은 줄다리기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새로운 북·미관계는 한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EBS는 북핵 문제의 본질을 국제정치의 거시적 안목으로 파악해 보는 '북핵문제,본질은 무엇인가'를 오는 30일 오후 10시에 내보낸다. 김정일의 핵 도박(Kim's Nuclear Gamble)이라는 원제의 이 프로그램은 미국 PBS가 제작한 것으로 극동아시아를 핵 대결 직전의 상황으로 몰고 간 정황들을 추적한다. 전 미 행정부 관리들과 주한 미 대사 등 관련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내 최고 권력 집단의 정책결정 과정을 파헤친다. 지난 10년간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위협과 기만,외교적 흥정으로 특징지어진다. 공산국가 북한은 90년대 대부분을 경제위기 속에서 지내왔다. 경제사정 악화는 미국 등 자본주의 강대국들에 대한 공포를 부추겼으며 핵탄두로 자신을 무장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했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또 경제사정 때문에 북한은 거의 유일한 외화벌이 수단인 탄도미사일 수출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 북한의 이같은 상황은 9·11 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외교 정책과 정면 충돌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미 언론의 한 기자는 "이번 사태에서 도박을 하고 있는 건 김정일만이 아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부시와 김정일은 모두 도박판에서 판돈을 올리는 도박사들처럼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