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서양의 현악기라면 바이올린, 비올라,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바이올린군'에 속하는 4가지를 들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올린이 등장한 16세기 이전에도 이미 서양음악사를 장식했던 또다른현악기군이 있었는데 바로 '비올(viol)군'이다. 이 비올군에 속하는 4가지 고악기로만 구성된 비올 콘소트(consort. 동일 악기로만 구성된 합주단 또는 작품)의 내한공연이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29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판타즘(phantasm) 비올 4중주단. 1994년 영국을 기반으로 해 창단한 이들은 국내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다. 헨리 퍼셀의 비올 판타지 전곡을 녹음한 데뷔 앨범은 1997년 그라모폰상을 수상했으며 윌리엄 버드, 리처드 미코 등 17세기 작곡가들의 콘소트 음악을 비롯해 바흐,모차르트의 푸가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아왔다. 이들이 연주하는 비올은 바이올린군의 악기들과 마찬가지로 음역별로 가장 낮은음을 내는 베이스 비올부터 가장 높은 트레블 비올까지 4가지로 나뉜다. 다른 바로크 현악기들처럼 거트현(양의 내장으로 만든 현)을 사용하는데 4개의현을 가진 바이올린군과 달리 기본적으로 6개의 현으로 돼 있다. 특히 베이스 비올의 경우 바로크 첼로처럼 엔드핀 없이 양 무릎 사이에 악기를고정시킨 채 연주를 하고 활을 쥘 때도 손바닥이 바깥을 향하도록 잡는 '언더핸드보잉'법을 사용하는 것이 오늘날 현악기들과 가장 크게 구별되는 특징. 바이올린군의 악기들에 비해 음량은 작지만 훨씬 부드럽고 섬세한 소리를 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헨리 퍼셀과 리처드 미코의「판타지」, 윌리엄 로즈의「5성부콘소트」, 바흐의「푸가의 기법 중 '콘트라풍투스' 1,6,9」, 모차르트 편곡의「푸가2 F장조, 푸가3 E장조」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리더인 로런스 드레퓌스를 비롯해 웬디 길레스피, 조너선 맨슨, 마르쿠 루올라얀-미콜라 등 4명의 단원 외에 윌리엄 로즈의 곡에서는 일본 출신의 시게루 사쿠라이가 객원주자로 협연한다. 3만원. ☎ 6303-1919.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