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발발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미·영 연합군의 공격이 계속되며 인류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였던 이라크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고 있다. 연합군의 공격이 심해질수록 이라크의 저항도 만만치 않지만 장기전이 되든 단기전이 되든 궁극적으로 미국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포성이 멈추고 나면 무엇이 남을 것인가. 과연 이라크는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 EBS가 27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하는 '사담 후세인 이후,이라크의 선택은'은 전쟁 이후 이라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예상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의 목표는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후세인 정권 축출 이후의 이라크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힘으로 한 나라의 정권이 축출된 후 그 나라에 올바른 민주주의가 정착된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사담 후세인의 축출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첫째 후세인 축출 이후를 감당할 세력이 없기 때문이고,둘째 미국도 사담 후세인을 무력으로 몰아낼 수는 있겠지만 그 후의 중동 정세를 감당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가장 큰 원인이 석유라는 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서방의 주요 정유회사와 정부들은 포스트 후세인 정권에서 권좌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들을 중심으로 이미 협상을 벌여왔으며,지금도 막후에서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도덕적 문제가 드러난 일부 야당 지도자들과 이들이 만들 새 정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인지,주변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