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고 달리는 버스를 따라 뛰고 있는 여자.코에서는 콧물이 주르륵 흐른다. 낙서하기,버스 가로막기,공중돌기,막춤추기가 특기인 '엽기 깻잎' 배두나. 13일부터 방영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의 예고편이다. "여배우들은 '망가지는 역'을 싫어하지만 저는 망가지는 사람이 아름다워 보여요. 그래서 즐기면서 촬영하고 있죠.제가 망가지면 스태프들이 너무들 좋아하세요. 그럼 같이 기분이 좋아지고요." '위풍당당 그녀'는 중졸 학력에 산골 출신이자 미혼모인 은희(배두나)가 과격하고 단순무식한 방식으로 운명과 싸워가는 모습을 그리는 로맨틱 코미디.김유미 신성우 강동원 등이 배두나와 연기 호흡을 맞춘다. "애 아빠가 임신만 시켜놓고 결혼 전 도망을 가요. 애를 낳으면서도 '죽일 놈,잘 먹고 잘 사는지 두고보자'며 이를 갈지만 절대 울거나 집착하지 않죠.한마디로 밝고 코믹하면서 엽기적인 캐릭터예요." 신나서 코믹한 캐릭터에 대해 떠들던 배두나는 그러나 "자신의 캐릭터가 엽기적인 것으로 고정되는 건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뭇 진지해졌다. "은희라는 역할 자체는 코믹하고 과장스럽게 표현되지만 극 전체에 '뒤틀린 운명'이라는 무게감 있는 스토리가 있어서 충분히 인간적이고 공감이 가요. 암에 걸린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가슴 아픈 장면이죠." '고양이를 부탁해''복수는 나의 것' 등 2년6개월 동안 꾸준히 작품성 있는 영화를 찍어왔던 배두나는 요즘 흥행에 성공하는 상업적인 영화들을 보면서 잠시 영화계와 떨어져서 지켜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러나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영화배우요. '연기 잘 하는'도 붙여주세요"라고 외치는 그녀에게서 연기와 영화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