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촛불시위,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을 통한 수평적 의사소통으로 최근 20∼30대 네티즌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들 젊은 세대가 인터넷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며 사회 중심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안 그들의 아버지 세대인 50대는 소외되고 있다는 게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는 최근 단행되고 있는 대기업 인사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미 회사 중역의 반수 이상을 40대가 차지하고 있다. 1970년대 산업역군으로 밤낮 없이 일했던 한국의 50대들에게 사회는 '너무 늙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50대들은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 있을까? 이들은 정말 상실감에 젖은 불필요한 세대일까? MBC에서 13일 오후 7시20분에 방송하는 특집 '우리시대 50대를 말한다'는 50대들의 일상을 따라가 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 대기업 부장으로 명예퇴직한 고경식씨(53)는 현재 전업주부다. 아들의 힙합바지를 입고 장을 보러 다니는 고씨는 '40∼50대여,용기를 내자'라는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50대를 퇴물로 보는 분위기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한다. 남양유업에서 근무하는 성장경 상무는 젊은 부하직원들과의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50대다. 항상 마음이 불안한 상태지만 젊은 세대와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 게시판에 유머를 올리고,노래방에 가서 무슨 노래를 부를 지 고민하는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유현 PD는 "50대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낀다는 것은 많이 부풀려져 있는 이야기"라며 "세대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양분하는 것은 위험한 나누기"라는 생각에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50대는 한물 간 세대가 아니라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는 세대'라는 설명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