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베를린 영화제가 오는 6~1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리처드 기어,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 주연의 「시카고」와 니콜 키드만,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이 출연하는 「디 아워스(세월)」 등 할리우드 영화를 각각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선택한 이번 베를린 영화제는 경쟁부문 22편의 영화 중 다섯 편이 미국 영화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할리우드로부터의 탈피'라는 영화제의 오랜 숙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짙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영화가 한 편도 오르지 못한 국제경쟁부문은 미국영화 5편, 독일과 프랑스 영화 각 3편 등 서구권의 강세가 두드러진 채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영화(1편)와 중국영화(2편)만이 리스트에 올랐다. 황금곰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국제경쟁부문에는 「솔라리스」(스티븐 소더버그), 「25번째 시간」(스파이크 리), 「데이비드 게일의 삶」(알란 파커), 「위험한 마음의 고백」(조지 클루니), 「영웅」(장이모) 등이 주목할 만한 영화. 「용의 흔적:청룽과 그의 잃어버린 가족」(장완팅), 「양복」(바흐티아르 쿠도이나자로프), 「조우어의 기차(周漁的火車)」(쑨저우), 「사랑에 관한 모든 것」(토마스 빈터베르그), 「비오는 3일」(마이클 메레디스), 「바비 자(Babij Jar)(제프카누) 등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들도 영화제를 한층 풍성하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는 주경중 감독의 「동승」이 아동영화제부문(Kinderfilimfest)에, 「복수는 나의 것」(박찬욱), 「밀애」(변영주), 「김진아의 비디오일기」(김진아),「경계도시」(홍형숙) 등이 뉴시네마 포럼부문에 각각 올랐으며 「성냥팔이 소녀의재림」(장선우)과 「플롯」(권지연)이 각각 파노라마 부문과 뉴러시안 시네마에서상영되는 등 모두 일곱편의 영화가 베를린을 찾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제 기간 열리는 견본시 EFM(European Film Market)에 한국영화 홍보관을 마련해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강제규필름, e픽처스, 미로비전 등 다섯개 참여업체와 함께 영화 홍보와 판촉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는 리차드 기어,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 케빈 스페이시, 니컬러스 케이지, 니콜 키드먼, 에드워드 노튼, 대니얼 데이 루이스, 량차오웨이(梁朝偉), 리롄제(李連杰), 장만위(張曼玉), 장쯔이(章子怡), 궁리(鞏利) 등이 영화제를 빛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심사위원장은 「엑조티카」로 알려진 캐나다 출신 감독 아톰 에고얀이 맡으며 회고전에서는 일본 고전영화의 거장 중 한명인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를 돌아본다. 부대행사로는 교육프로그램인 '베를리날레 탤런트 캠퍼스'가 올해 처음 마련돼전 세계 500여 명의 영화학도들이 참석한다. 정태성 부산프로모션플랜(PPP) 수석운영위원이 두번째 과정인 프리프로덕션 강좌에 강사로 나서 PPP의 운영성과와 비전을설명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