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해 동안 제작된 한국영화들이 평균 5억6천여만원씩 손해를 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이 10일 공개한 '2002년도 영화시장 가결산'에 따르면 지난 2002년 개봉한 한국영화의 편당 흥행수입(영화관 부율과 배급수수료 제외)은 비디오 등 연관시장 수입을 포함해 평균 27억 4천여 만 원에 이를 전망이어서 정책연구실이 추정하는 편당 제작비가 33억임을 감안하면 영화 한 편당 5억6천만원씩 손해를 본 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개봉된 77편의 한국영화 중 저 예산 독립영화 13편을 제외한 64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는 "수익률은 마이너스 17%까지 내려가 2001년 플러스 18%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며 "전체적 손해본 액수는 353억가량이지만 개발비와 제작사의 경상비까지 고려하면 손실액은 500억을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연구소는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일부 배우들에게 지급되는 과다한 개런티, 대책 없이 집행되는 마케팅비, 제작시스템 관리의 부재 등의 이유로 지나치게 늘어난 제작비"를 꼽았다. 또 연구소는 "프로젝트 개발단계의 완성도보다 스타캐스팅을 더 중시하는 투자관리상의 허점과 예측을 통해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보다 '한 방'의 승부를 노리는 무모함 등 투자관리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도 수익성 향상을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영화 흥행작 상위랭킹 다섯 편의 관객 점유율은 2001년 54.1%에서 지난해 34.7%로 줄어드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다소 완화됐으며 우리 영화의 해외 수출고는 지난해 1천500만 달러로 전년 1천120만달러에 비해 3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