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할 때, 처음 '엄마'라고 말할 때, 부모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간직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기는 백지상태로 태어나서 걷는 법, 말하는 법 등을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일까? EBS 다큐멘터리 '아기성장보고서' 제작진은 "아기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된 능력들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오는 30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매일 밤 10시40분에 5부작으로 방송되는 '아기성장보고서'는 아기 성장의 신비로운 과정을 밀착 취재해 그 안에 숨겨진 비밀들을 세밀하게 분석한 과학 다큐멘터리다. 1부 '세상을 향한 첫걸음'은 아기의 운동 발달과 뇌 발달에 대해, 2부 '아기는 과학자로 태어난다'는 아기의 인지 발달에 대해, 3부 '애착, 행복한 아기를 만드는 조건'은 부모와 아기의 애착에 대해 각각 설명한다. 이어서 4부 '언어습득의 비밀'과 5부 '육아의 키워드, 기질'은 아기의 언어 발달과 아기의 성품, 기질에 대해 각각 다룬다. 요즘 부모들은 조기교육을 위해 너무 어린 나이에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알파벳을 가르친다. 그러나 0∼3세 사이의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감이다. 정서발달은 인지 발달의 기초가 된다. 이 시기의 정서적 안정감은 엄마와의 애착에 의해 생겨난다. 제작진은 애착에 의한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생활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학생들의 대다수가 팀의 리더로 뽑힌 것을 확인했다. 불안정한 정서를 나타낸 학생들은 친구들의 생일파티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출을 담당한 류재호 PD는 "아기의 입장에서 과학적으로 접근해 아기 성장의 비밀을 밝혀보겠다"고 밝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